'조요토미' 등장한 법사위 조희대 국감…법조계 "가장 천박, 부끄럽다"

(서울=뉴스1) 남해인 서한샘 기자 = 13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은 그간 관례를 깨고 조 대법원장을 상대로 질의응답을 강행하고 '조요토미 히대요시'라고 칭하는 등 압박을 이어갔다. 법조계에선 이를 두고 "앞뒤 없는 망신 주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범여권 주도로 법사위 국감 '일반증인'으로 채택된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국감장에 출석해 그간의 관례대로 인사말을 읽었다.

이후 순서인 질의응답은 법원행정처장이 임하는 관례에 따라 조 대법원장은 이석하려 했지만, 민주당 소속인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이석 허가를 받지 못해 자리를 뜨지 못했다. 추 위원장의 의사 진행으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시작됐다.

범여권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조 대법원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국감은 파행에 가깝게 운영됐다. 첫 질의자였던 친여 성향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일부 재판 결과 등을 거론하며 "친일 사법"이라고 주장하고, 일본 상투를 튼 모습에 조 대법원장을 합성한 '조요토미 히대요시' 사진을 담은 패널을 들어보이기도 했다.

범여권 의원들은 이른바 '대선 개입' 의혹을 추궁하면서 이날 오전 약 1시간 30분가량 조 대법원장을 상대로 질의를 이어갔다. 조 대법원장은 입을 꾹 다문 채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다가 오전 11시 39분쯤 추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한 뒤에 국감장을 떠났다.

법조계에선 국감에서 이런 모습이 연출된 데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대체적이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뉴스1과 통화에서 "정치적 공세는 이해할 수 있지만 이건 앞뒤 없는 조롱"이라며 "사법부 수장인데 대놓고 망신 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범여권이) 조 대법원장 끌어내리기에만 너무 목매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하면 사법 개혁의 명분이나 사법부에 대한 비판도 설득력을 잃는다"고 꼬집었다.

판사 출신의 또 다른 변호사도 "조 대법원장에 대한 무리한 공세가 여당이 주장하는 사법 개혁의 본질을 오히려 흐리는 것 같다"면서 "국회가 삼권분립을 해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출신인 금태섭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요토미 히대요시'를 언급하며 "정치하면서 흉한 것을 많이 봤지만 이 장면이야말로 가장 천박하고 흉한 모습"이라고 적었다.

금 전 의원은 "음모론적 시각, 상대편에 대한 악마화, 차별적 시각은 숨을 막히게 만든다"며 "이런 사람들이 국민의 대표를 자처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