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칸서 카메라 쓱…" 괌 유명 호텔 화장실서 5세 딸 불법촬영, 직원이 범인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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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괌 유명 호텔 직원이 화장실에서 5살 여자아이를 불법 촬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명절 연휴 때마다 가족과 해외여행을 가던 사연자 A 씨는 이번 추석 때 대가족을 이끌고 괌에 다녀왔다가 이 같은 일을 당했다.

그는 만 3세, 5세, 7세 세 딸과 아내, 여동생 그리고 부모님까지 총 8명이 함께 괌에 방문했다며 "어린 딸들을 위해 물놀이하기 좋기로 유명한 호텔에서 나흘을 묵었다"고 밝혔다.

그러다 지난 6일 체크아웃하고 귀국하는 날, 둘째 딸을 데리고 남자 화장실에 갔다가 충격적인 일을 겪게 됐다고 한다.

A 씨는 "아직 애들이 나이가 어려 누가 화장실 간다고 하면 동시에 간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아내가 딸 셋을 데리고 가기 힘들다. 그래서 아내가 두 명을, 제가 한 명을 데리고 화장실에 다녀오곤 한다"라며 "사건 당일 출국 날이라 마음이 급했고, 차에서 제가 제일 바깥쪽에 앉아 있었는데 둘째가 화장실 가고 싶다고 해서 제가 데려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가 변기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휴지로 닦아줄 준비를 하려는데, 위에서 이상한 낌새가 느껴져 고개를 들었더니 옆 칸에서 카메라가 넘어와 있었다"라며 "약 2초간 카메라가 보였다가 살짝 옮겨졌고 5초 정도 더 있었다. 소리를 지르자 카메라를 치웠다"고 주장했다.

(JTBC '사건반장')

A 씨는 딸을 여동생에게 맡긴 뒤 화장실 앞에서 범인이 나오길 기다렸다. 그러자 호텔 유니폼을 입은 20대 초중반 현지인 남성이 문제의 옆 칸에서 나왔다고 한다.

A 씨가 휴대전화를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남성은 말귀를 못 알아듣는 척하며 눈도 마주치지 않고 사무실로 들어갔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A 씨는 "남성을 따라 들어가려고 하자, 다른 직원들이 저를 제지했다. '저 직원이 조금 전 화장실에서 내 딸을 불법 촬영했다'고 했으나, 거듭 막아서 그 앞에서 기다렸다"라며 "이후 '디렉터' 직함을 가진 한국계 직원이 나와 해당 남성의 휴대전화를 건넸지만 보지 않았다. 이미 사건 발생 10여분이 지난 상황이었고, 다 지웠을 것 같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지 경찰은 "괌은 안전해" 미온 대처…해당 직원은 혐의 부인
(JTBC '사건반장')

결국 A 씨는 호텔 측에 신고를 요청했으나 응해주지 않아 직접 외교부를 통해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A 씨에게 악수를 청하며 영어로 "괌은 안전하다. 문제없다"고 말했다. A 씨는 "경찰과 얘기하면서 웃는 데릭터의 모습을 보니 너무 화가 났고 '끝났구나' 싶었다. 경찰은 저한테 뭘 묻지도 않고 떠났다. 조서를 작성하지도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A 씨의 아내와 여동생이 범인으로 추정되는 직원의 휴대전화를 살펴봤으나, 불법 촬영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휴지통에도 2021년 이전 사진만 존재했다.

이후 A 씨가 화장실을 다시 확인하던 중 변기 손잡이에서 발자국을 발견해 따지자, 디렉터는 "그거 제 발자국이다. 경찰과 얘기하다가 밟은 발자국"이라고 반박했다.

A 씨는 "호텔 측에서 CCTV를 확인하면 된다고 해놓고 지금까지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직원 감싸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현지 경찰도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식으로 미온적으로 대처했고, 괌 출장소에서 나온 한국인 직원도 도움 되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딸을 남자 화장실에 데리고 간 것은 제 잘못"이라며 "딸이 카메라를 보지 못해 그나마 다행이다. 귀국 후에도 호텔 측에 메일을 보냈지만 아직 진상 규명이나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답답해했다.

한편 매체가 직접 해당 호텔에 문의하자, 호텔 측은 "해당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사건 접수 후 사법 기관과 항국 총영사관에 연락했다. 해당 직원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우리는 진행 중인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수사 검토가 완료되기 전까지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전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