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죄 폐지하고 특별법 검토…당정, '경제형벌 합리화 1차 방안' 발표
배임죄 폐지 및 대안마련…파산 설명의무 형벌 폐지
배임죄 구성요건 구체화 자의적 판단 해소…채무자회생법도 개정
-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사업주의 형사처벌 리스크 해소,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국민의 민생경제 부담 완화를 위해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하고 대체입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채무자회생법에서 파산 상황을 설명하지 않아 처벌받는 조항을 폐지하고 이를 과태료 처분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정부는 30일 민주당과 당정협의회를 갖고 '경제형벌 합리화 1차 방안'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기획재정부와 법무부 차관을 공동단장으로 하는 '경제형벌 합리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운영하며 과도한 경제형벌 규제로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일반 국민이 과도한 경제형벌로 기업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형벌을 합리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정부는 크게 △배임죄 개선을 포함한 선의의 사업주 보호 △형벌 완화 및 금전적 책임성 강화 △경미한 위반행위의 과태료 전환 △先행정조치-後형벌부과 등 5개 유형으로 개선 과제 선별해 110개 경제형벌을 개선 대상으로 선정했다.
법무부는 소관 법률인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하면서 중요범죄 처벌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체입법을 마련하고, 채무자회생법상 파산 상황 미설명에 따른 형벌 조항을 폐지할 계획이다.
정부는 책임소재와 무관하게 사업주에 대한 과도한 처벌로 인해 투자와 고용 등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외국인이 국내 투자가 유보되는 우려가 지속돼 그간 기업 경영활동의 주요 제약 요인으로 꼽힌 배임죄를 개선하고 양벌규정의 입법 미비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배임죄는 범죄의 구성요건이 추상적이고 적용 범위가 넓어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수사·재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 실제로 기업 외 민사 영역까지 적용돼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을 지속해서 받아왔다.
또 법률전문가가 아닌 기업, 단체, 공무원, 일반 국민 입장에서 어떤 행위가 배임인지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문제가 지속 제기됐다.
정부가 배임죄 1심 선고 판례 약 3300건을 분석한 결과, 배임죄는 기업 영역에서 가장 많이 적용됐고, 이외 공공 및 민사 영역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형법 제335조 2항에서 정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유형도 기업 임직원부터 종교·학교·조합·계주부터 미성년 후견인에 이르기까지 그 유형이 다양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기업과 무관한 민생분야, 사업기회 유용·가상화폐 범죄 등 새로운 경제범죄 유형에도 배임죄가 적용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이에 정부는 배임죄를 폐지하는 한편 기업의 자율성·예측 가능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중요범죄에 대한 처벌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임직원의 법인 자금 사적 사용·영업비밀 유출 등 기업의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와 같이 배임죄가 적용된 범죄 유형의 처벌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배임죄에 대한 대체입법을 마련할 때 배임죄의 주체 및 행위 요건 등을 구체화해 적용 범위를 축소·명확화 해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민사 책임 전환 등 형사 처벌의 범위를 좁히는 방안을 고민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주요 대안으로 배임 관련 특별법 제정, 각 개별법에 배임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채무자회생법상 파산 상황을 설명할 의무가 있는 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파산에 필요한 설명을 하지 않을 경우 징역형을 부과하는 형벌을 폐지하고 이를 과태료 처분으로 전환한다.
당정은 파산 상황 미설명이 비교적 경미한 의무 위반에 해당해 과태료 부과로도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법무부는 파산 상황 미설명에 따른 최대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할 수 있는 형벌 조항을 폐지하고, 그 대안으로 과태료 최대 1000만 원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채무자회생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다만 허위로 파산 상황을 설명할 경우에는 형벌 조항을 유지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채무자회생법 개정, 배임죄 폐지 및 대안 마련 외에도 법제처와 함께 다른 부처 소관 법률의 양벌규정 개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1차 개선안의 일괄 개정 절차를 시작해 정기국회 안에 입법안을 제출하고 오는 10월 이후 추가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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