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원대라도 맛있다면 사먹을래요"…'990원' 소금빵 논란에도 오픈런

요즘 유행하는 빵…소금빵·샌드베이글·쫀득빵
'쫀득빵' 검색량 1년만에 32배 증가

지난달 26일 오전 성수동의 한 소금빵 가게에 빵들이 진열돼 있다.

(서울=뉴스1) 송송이 기자

"우리나라 빵 수준이 상향 평준화됐잖아요. 비싸더라도 트렌디하고 퀄리티 좋은 빵을 찾게 돼요."

유명 베이커리의 팝업 소식을 보고 백화점을 찾은 20대 전 모 씨는 '밥보다 비싼 빵'을 구매하며 이같이 말했다. 전 씨가 이날 구매한 샌드 베이글 역시 1만 원이 훌쩍 넘는다. 그는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좋아하는 베이커리라서 팝업을 열면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전 씨가 구매한 빵은 요즘 유행하는 '샌드 베이글'이다. 쫀득한 베이글 사이에 크림, 치즈, 과일 등 필링을 가득 채운 샌드위치다. 가장 저렴한 메뉴가 7000원대이고, 비싼 종류는 1만 3000원대를 호가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빵값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025년 8월 빵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138.61(2020년=100)이다. 전년 동월 대비 6.5% 상승한 가격이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3배 가까운 가격 상승이다.

지난달 1일에는 유튜버 슈카가 990원에 소금빵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성수동에 열며 빵값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빵순이'와 '빵돌이'들은 비싼 빵 가격에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지난달 26일 오전 소금빵으로 유명한 성수동의 A 빵집에는 오픈 시간 전부터 이미 30여 명의 손님이 줄을 서고 있었다. 오픈 20분쯤 뒤 가게에서 나온 30대 손님의 양 팔에는 30개는 족히 돼 보이는 소금빵 봉지 5개가 들려 있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가장 저렴한 기본 소금빵 가격은 3900원이다. 슈카가 판매한 990원 소금빵의 4배 이상이지만 오픈런을 해야만 빵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인기다.

맛있는 소금빵을 찾아다닌다는 30대 전유라 씨는 "여기 소금빵 가격이 얼만데요?"라고 되물으며 "맛있는 빵에 대해서는 가격을 신경쓰지 않고 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 빵집도 두 번이나 실패하고 세 번째 시도한 건데, (오전) 9시 오픈 시간에 왔음에도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고 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샌드베이글'을 판매하는 인기 빵집에서 진행하는 팝업 매장. 몇몇 빵들이 품절된 상태다.

주말이면 꼭 빵지순례를 즐길 정도로 빵을 좋아한다는 조현영 씨(37)는 "대단한 미식가는 아니지만 맛있는 소금빵을 찾기 위해서 이 정도 지불하는 것이 아깝지 않다"면서 "맛있는 소금빵이라면 5000~6000원이라도 먹어볼 거다"라고 말했다.

소금빵뿐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빵은 '샌드베이글'과 '쫀득빵', '모찌빵' 종류다. 빵에도 '유행'이 있다는 것이 소비자와 업계의 평가다.

뉴스1이 지난 2일 에이블리에 의뢰한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4일까지 '쫀득빵'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배가량(3096%) 증가했다. '모찌빵' 검색량도 6배 이상(561%) 상승했다. 특히 모찌빵이 포함된 상품 거래액은 20배 가까이(1865%) 증가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9월 협업을 진행한 한 마켓의 '두바이 모찌빵'이 높은 인기를 끌며 푸드 카테고리 1위를 기록했다"며 "앞으로도 쫀득빵과 샌드베이글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ark83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