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바 가려고" 10억 넘게 횡령…옷가게 '똑순이' 방탕 생활 17개월[영상]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서울의 한 의류 매장 점장이 10억 원이 넘는 돈을 횡령했다는 제보가 전해졌다.
19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서울에서 의류 매장 여러 곳을 운영하는 제보자 A 씨에 따르면 문제의 직원은 30대 여성으로, 약 2년 반 정도 옷 가게 직원으로 근무했다.
직원은 주 6일 근무가 기본이지만 매장이 바쁜 날이면 기꺼이 나와 일을 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마감할 때도 정산 오류가 거의 없을 정도로 계산까지 정확했다. 게다가 다른 직원들과도 잘 지내고 사이가 좋아 신뢰할 수밖에 없는 성실한 직원이었다.
이에 A 씨는 2023년 12월부터 한 지점의 점장으로 승진을 시켜 직원, 매장 매출 관리 등을 다 맡겼다.
해당 지점은 지역 특성상 해외 관광객이 많아 현금 결제가 주로 이루어졌다. 하루 매출액만 최소 700만 원에서 1300만 원까지 나오는 곳이었다.
그런데 직원이 점장을 맡은 뒤부터 매출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장기간 매출이 떨어지면서 폐업까지도 심각하게 고민했을 정도였다. 손님들 불만 사항도 이어졌고 직원들이 자꾸 그만뒀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A 씨는 지난달 중순쯤 장 CCTV를 확인했다. 영상에는 생각지도 못한 장면이 담겨 있었다.
점장이 중간중간 수시로 돈통에서 현금을 꺼내 그중 일부를 테이블 아래 본인의 보관함에 숨겨두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심지어 손님이 계산하러 가까이 왔을 때도 아무렇지 않게 돈을 빼돌렸다. 다른 날에는 한눈에 보기에도 꽤 두툼해 보이는 5만 원권 뭉치를 꺼내 돈을 세더니 고무줄로 묶어서 익숙하게 보관함에 숨겼다.
점장은 자신이 돈을 빼돌렸다는 걸 숨기기 위해 결제 취소를 한 뒤 판매 내역을 삭제하거나 반품 처리를 해서 마치 돈을 돌려준 것처럼 조작하기도 했다.
급기야 마감 1시간 30분 전부터 옷을 고르는 손님을 내쫓기까지 했다. 또 재고가 많으면 정리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멀쩡한 새 옷 수십 장에서 수천 장을 봉투에 담아 버렸다.
만행을 알게 된 A 씨가 강하게 추궁하자 점장은 처음에는 "그런 적 없다"면서 가방을 열어 보여주면서 발뺌했다.
이에 A 씨가 "CCTV 다 확인했다. 돈 내놔라"라고 얘기하자 주섬주섬 양말에 숨겨둔 15만 원을 내놨다.
점장이 횡령한 돈은 매달 4000만~5000만 원에 달했다. 그는 본인이 빼돌린 금액이 10억 원이 넘는다고 인정했다.
A 씨는 범행 기간은 1년 5개월 정도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점장은 빼돌린 돈으로 술을 마시고 명품을 사는 데 탕진했다. 그는 자신이 지난해 9월부터 호스트바에 출입하며 한 번에 300만~400만 원, 많게는 600만 원을 썼으며 일주일에 두세 차례 술집에 찾았고, 한 달에 2000만~3000만 원가량 썼다고 털어놨다.
A 씨가 매장 매출 내역과 점장 출근 기록을 대조한 결과 점장이 빼돌린 돈은 최소 6억 원에 달하며 폐기된 옷까지 합치면 약 15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A 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른 업무상횡령과 재물손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점장을 고소했다.
범행을 인정한 점장은 수사가 시작되자 본인 통장에 입금된 2억 5000만 원만 횡령했다며 태도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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