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신용카드 대란, 많은 사람 목숨 끊어…내 얼굴이 싫었다" 왜?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배우 이영애가 2000년대 초반 벌어진 카드 대란 사태를 언급하며 광고 모델로서 얻었던 인기와 함께 따라오는 책임감에 대해 고백했다.
이영애는 지난 17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 3'에 출연해 오랜 시간 해온 광고 모델 활동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1990년 홍콩 배우 유덕화와 함께 초콜릿 광고를 찍은 뒤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영애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광고 모델로 현재까지 활약하고 있다.
손석희는 "2010년대의 통계를 보니 17년 동안 240여 편의 광고를 찍었다고 하더라. 그게 가능한가 계산했더니 한 달에 하나꼴로 찍은 것. 하루를 광고에 나온 제품으로 채울 수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상수 연출가의 말을 인용하며 "광고가 보여주고 약속하는 이미지는 사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영애는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물음들에 대해 이영애는 "굳이 말한다면 계약과 횟수를 따지면 그렇긴 하다. 하지만 광고 모델도 배우로 나오는 거다. 연기인 것이다. 광고에 맞는 콘셉트에 내용이 있으니까 거기에 맞춰서 하는 것이다. 하지만 크게 과장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광고 활동의 회의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가끔은 TV 속 제 얼굴이 싫었다. 그래서 광고를 줄이기도 했다. 광고에 대한 부작용도 많았다. 신용카드 대란 사건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카드대란 사태는 1998년 IMF 경제위기 이후 정부는 내수 진작과 지하경제 축소를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적극 장려하며 촉발됐다. 1999년에는 현금서비스 한도 폐지,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 도입 등 규제가 대폭 완화됐다.
신용카드 인프라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카드 발급과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997년 4570만 장이던 카드 발급 수는 2002년 1억480만 장으로 급증했다.
이후 카드 빚을 돌려막는 현상이 만연했고, 2002년 기준 신용불량자 수가 360만 명을 넘어섰다. 카드사들은 결국 연체율 급증과 부실 채권 증가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대해 그는 "신용불량자의 사회 현상이 아주 심각했다. 많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모델을 한 입장에서 '내 책임감도 있구나'하는 생각이었다"며 "정말 충격이었고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그만하겠다고 한 광고도 여러 개 있었다"고 고백했다.
손석희는 "그러한 상황에 카드를 사용하라는 광고를 하기는 어려웠을 상황이었을 것 같다"라고 공감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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