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전력 숨긴 남친, '날 바닥까지 몰아가냐' 펄쩍…결별 고민된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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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교제 중 남자 친구의 성범죄 전과 사실을 알게 된 한 여성의 고민이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던 남자 친구와의 관계를 이어가야 할지 고민하는 여성 A 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 씨는 "남자 친구가 갑자기 경찰서에 가야 한다고 해서 이유를 묻다가 주소 이전 신고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그걸 왜 경찰서에서 하냐 싶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성범죄 관련 여부를 물었고, 결국 예전 성범죄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A 씨는 "처음에는 믿고 함께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정말 억울하다면 수사 기록과 피의자 신분이라도 보여줄 수 있지 않겠나'는 생각에 남자 친구에게 자료 확인을 요구했다. 과한 요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남자 친구는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말을 바꾸며 '나만 알고 가고 싶다', '너에게 피해 갈 일 없고 그 일로 문제 되는 것도 없다', '누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겠냐',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나를 왜 바닥까지 몰아가나'라며 끝내 보여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남자 친구 말로는 '정말 억울하다, 번호를 따려다 여성의 신고로 성범죄자가 됐다. CCTV 확인을 요청했지만 본인을 등지고 있어 증거가 되지 않았고, 피해자가 합의금부터 요구했다'더라. 그때까지도 난 '내가 결혼까지 생각한 남자가 그런 사람일 리 없다' '내 선택이 틀렸을 리 없다'고 믿고 싶었던 거 같다"며 "억울하다는 게 사실이길 바랐고, 그렇지만 끝까지 보여줄 수 없다고 하더라. 결국 나는 '남자 친구가 억울한 게 아니다'라는 결론을 짓고 헤어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남미새(남자에게 미쳐 사는 여자)라고 해도해도 할 말이 없다. 친구들에게 말하지도 못하고 여기서 이러고 있는 내가 나도 너무 바보 같고 병X 같다. 또 여성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다. 댓글들을 보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정신 차리게 도와주셔서 감사하고, 2년을 넘게 만나다 보니 이미 커져 버린 감정 탓에 순간 판단력이 흐려졌던 거라 합리화하려고 한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괴감에 미쳐버렸을지도 모르겠다"라고 한탄하며 글을 마쳤다.

해당 사연을 접한 대부분의 누리꾼은 "성범죄자를 품어주고 간다면 그게 남미새다". "남자 친구가 정말 억울했다면 기록으로 증명했어야 한다", "연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인데 이미 깨진 관계는 이어가기 어렵다", "사랑에 눈이 멀면 판단력이 흐려진다", "본인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도 자료 공개를 거부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여성의 선택을 옹호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