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5일 '이종섭 도피 의혹' 최지현 前 인사비서관 조사

특검팀, 최 전 비서관에게 대통령실 논의사항 조사 예정
다음주 前 공수처 부장검사 국회 위증 의혹 본격 조사 전망

최지현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 2023.8.1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해외 도피 의혹을 수사하는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오는 5일 최지현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을 불러 조사한다.

정민영 순직해병특검팀 특별검사보는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특검보는 "이 전 장관은 2024년 3월 10일 호주로 출국해 11일 만인 같은 달 21일 귀국했다. 당시 돌아온 명분은 방위산업 협력 관련 중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한다는 것"이라며 "최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부대변인직을 수행하다가 2024년 1월부터 인사비서관직을 수행했다"며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정 특검보는 "5일 오후 1시부터 최 전 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며 호주대사 임명 배경 및 대통령의 지시사항, 대통령실이 외교부·법무부와 진행한 논의 내용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특검보는 "특검은 어제(3일)와 오늘 당시 방산 공관장 회의에 참석한 주요국 대사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면서 "시간순으로 보면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 사의를 표명한 시점에 가장 붙어 있는 사건이 방산 관련 공관장 회의이고, 이 회의가 급하게 추진된 것은 맞다. 당시 참석한 주요국 대사들에게 당시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런종섭 의혹'으로 불리는 이 전 장관 도피 의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법무부와 외교부 등을 통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로 입건된 이 전 장관을 지난해 3월 주호주대사로 임명해 도피시켰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지난 2달여 동안 외교부와 법무부 인사들을 불러 조사하며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절차가 대통령실의 지시로 최소 2023년 12월 초에 시작됐고, 공관장 자격심사가 비대면 방식으로 적격 판정이 기재된 심사 용지에 서명만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정황을 파악했다.

아울러 또 지난해 3월 열린 방산 협력 주요국 공관장 회의가 총선을 앞두고 범인도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급조된 정황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유럽과 중동 주재 대사들은 회의 개최 하루 전에 외교부로부터 귀국 통보를 받았고 회의에 참석한 업체들 역시 1~2일 전에야 일정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해병대원 순직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정 특검보는 '오늘도 순직사건 관련자 조사를 진행하고 있냐'는 질문에 "진행 중이고, 이번주에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사건 관련 피의자와 참고인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특검팀은 송창진 전 공수처 수사2부장검사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 고발 사건과 관련해 다음주부터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 특검보는 "현재 피의자는 1명이고, 이번주까지는 압수물 분석을 진행하고 다음주부터 관련자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29일 송 전 부장검사를 비롯해 전직 공수처 부장검사 3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공수처 청사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앞서 송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7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대해 "공익신고자가 조사받기 전에는 이 전 대표가 연루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법사위는 송 전 부장검사가 공수처 부임 전인 2021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이 전 대표의 변호인이었고, 공수처 차장 공석 상황에서 직무를 대리하며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 수사 상황을 보고받는 위치에 있었던 점 등을 이유로 지난해 8월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한편 특검팀은 오는 5일 오후 1시 30분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의 5차 피의자 조사도 진행한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