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때려?"…여고생 싸움 끼어든 부모, 머리채 뜯고 뺨 때린 뒤 "꼴좋다"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 여고생이 학교 앞에서 동급생 부모에게 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JTBC '사건반장'은 지난 2일 "고등학생 딸이 다툼이 있던 친구 부모에게 폭행당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제보자의 딸 A 양이 이동 수업 때마다 '자리를 바꿔달라'는 B 양의 요구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A 양이 이를 거절하면 B 양은 욕설하고 시비를 걸어왔다고 한다.
감정이 상한 A 양은 B 양과 말다툼을 벌였고, 이는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B 양은 A 양을 발로 찼고, A 양은 그런 B 양의 머리채를 잡고 싸웠다. 결국 두 학생은 쌍방 폭행으로 학교폭력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러자 이 사실을 알게 된 B 양의 부모가 학교를 찾아와 난동을 피우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B 양의 부모는 학교 매점 앞 벤치에 있던 A 양에게 "네가 내 딸 때린 걔냐?",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이렇게 배웠냐?" 등 모욕했다.
속상했던 A 양이 "그쪽 딸은 얼마나 귀하게 태어나 말을 그렇게 하냐"고 맞받아치자, B 양 부모는 "싸가지없다"며 A 양의 뺨을 때렸다.
A 양은 "세 명(B 양과 그의 부모)이 우르르 와서 저를 둘러싸고 때렸다. 아빠는 주먹으로 제 어깨를 때리고, B 양은 제 머리를 잡으면서 발로 배를 찼다. 엄마는 제 머리를 세게 잡아서 땜빵을 냈다"며 10분간 무차별 폭행이 이어졌다고 한다.
A 양이 가까스로 매점 안으로 도망치자, B 양 모친은 그 뒤에 대고 "아 드디어 이 X 머리카락 다 뜯었네"라고 말했다는 게 A 양의 주장이다.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목격자 학생은 "(A 양이) 저렇게 맞다가 죽겠다 싶어서 말렸는데, B 양 아빠가 저한테 '말리지 마라. 자꾸 팔 잡으면 죽여버린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A 양을 데리고 갔는데, B 양과 그 아빠가 머리카락 뜯은 걸 주머니에 넣어갔다"고 부연했다.
동시에 목격자 학생은 "B 양 아빠의 키는 180㎝ 이상의 거구였다. 말리는 과정에서 저한테도 욕설하고 팔꿈치로 제 얼굴을 때렸다"라며 "학부모가 학교에서 학생을 폭행한 게 너무 충격적이고, 저도 맞아서 병원에 다녀온 뒤 폭행으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두피가 보일 만큼 머리카락이 뜯긴 A 양은 곧장 어머니에게 전화했고, 어머니는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제보자는 "딸이 얼마나 놀랐는지 손발이 다 오그라져 있었고 과호흡도 왔다.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고 머리도 심하게 부어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A 양은 "B 양과 몸싸움 당시 B 양의 머리카락이 뽑혀 두피에 구멍이 났는데, B 양 부모가 그걸 똑같이 해주려고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B 양은 사건 이후 쌤통이라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B 양은 SNS에 A 양이 구급차에 실려 가는 사진을 올리면서 "나대더니 꼴좋다"는 글을 올렸다.
한편 이에 대해 B 양의 부친은 정반대 주장을 내놨다. 부친은 "우리 딸은 일방적 폭행의 피해자다. 오히려 친구들에게 왕따당해 가해자로 몰리고 있다"며 "딸이 성적으로 심한 욕을 했다가 일방적으로 맞았고, A 양이 먼저 딸의 머리채를 잡았다. 피부과에 가보니 딸은 영구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부친은 "학폭위가 열려서 분리 조치 된 줄 알았는데 딸이 걱정돼 학교에 가보니까 여전히 A 양이 학교에 있더라. A 양한테 '왜 그렇게 욕설하냐'고 따졌더니 오히려 더 심한 욕설로 맞대응하길래 화가 나 뺨을 한 대 때린 것뿐이다. A 양도 내 뺨을 때렸다"고 했다. 동시에 폭행했다거나 머리카락을 주머니에 넣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만 학교 측은 "부모의 폭행 자체는 분명히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B 양의 부모는 폭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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