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임성 좋던 배달원 알고 보니 '전과 5범' 성범죄자…카페 사장 충격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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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넉살 좋은 배달원이 알고 보니 성범죄 전과 5범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인 자영업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동네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중년 부부가 친하게 지내던 배달원이 성범죄자라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에 빠졌다.

50대 남성 A 씨는 지난해부터 한 배달원과 가깝게 지내다가 형 동생 할 정도의 사이가 됐다. A 씨와는 "아직 미혼이니까 좋은 여자 있으면 소개해 달라"는 얘기들을 주고받을 정도의 사이였다.

가게를 열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다던 배달원은 성격도 밝고 싹싹해서 주변 자영업자들과도 친하게 지냈다.

그런데 그에게는 숨겨진 면이 있었다. A 씨의 대학생 딸의 권유로 무심코 확인한 성범죄자 알림 앱에 등재된 전과자였던 것.

여름방학을 맞이해 집에 함께 머물고 있었던 딸은 주변에 사는 성범죄자 신상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앱을 설치해 살펴보다가 "아빠, 이런 사람 본 적 있어?"라면서 동네 성범죄자들의 얼굴을 보여줬다.

함께 성범죄자 알림 앱을 들여다보던 A 씨는 큰 충격을 받고 말았다. 형 동생 하며 지내던 배달원의 얼굴이 성범죄자 명단에 떡하니 올라와 있었다.

단순 성범죄자가 아니었다. A 씨는 "초범 같으면 이해한다. '사람은 한 번쯤은 실수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는데 물론 잘못했지만 같은 전과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건 언제든지 재범을 할 수 있다는 얘기 아니냐"라고 말했다.

배달원은 무려 전과 5범이었다. 20년 전부터 40대, 60대, 20대 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마지막은 미성년자한테 성범죄를 시도하다 미수에 그쳤고, 이 사건으로 10년간 복역 후 출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화가 난 A 씨는 배달원에게 일을 주지 않았고 와도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배달원이 음료수까지 사 들고 와서는 "형님, 나한테 뭐 섭섭한 거 있으세요?"라고 물었다.

당장이라도 얘기하고 폭로하고 싶었지만 가족들한테 혹시 해코지라도 하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꾹 참고 "다시는 찾아오지 말아라. 나한테 다시 한번 걸리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라고 얘기했다.

그러자 배달원은 빤히 노려보더니 나가면서 문을 발로 확 걷어찼다.

배달원의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은 동네에서 오직 A 씨뿐이었다. A 씨 앞집에는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음식점 여사장이 있었는데 5년 넘게 가까이 지냈고 홀로 딸을 키우는 여사장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A 씨는 배달원이 여사장과도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는 걱정이 돼 혹시라도 여사장이 피해를 볼까 결국 사실을 털어놨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여사장도 A 씨 아내가 성범죄자 알림 앱을 직접 보여주자 큰 충격을 받으면서도 고마워했다.

어느 날 배달원이 갑자기 가게에 들이닥쳐서 "당신들이 뭔데 내 밥줄을 끊어 놓냐. 당신들이 소문내는 바람에 업주들이 내 배달을 안 받게 됐다"라며 화를 냈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이어 "나도 이제 죗값 다 치르고 착하게 살려고 하는데 왜 살길을 막냐. 그리고 당신들이 그 앞집의 사장님한테 내 성범죄 알림 앱을 보여주지 않았냐. 고소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만약 '성범죄자 앱 봐보라'면서 언질만 줬다면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다만 특정했다고 하면 명예훼손이나 다른 범죄의 여지도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와서 계속 괴롭힌다면 접근 금지 신청이라든지 스토킹 등의 범죄에 따라서 경찰에 신고하는 방법을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성범죄, 특히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는 재범률이 너무 높다. 피해자 연령대가 다양하다. 재범률에 대한 가능성이 상당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본인도 일을 해서 재기할 기회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맞지만 주민들이 안전해야 하는 건 더 중요한 문제다. 안전할 권리도 있고 가족을 지켜야 하는 책임도 있다. 재기할 기회는 주되 강력한 규제가 필요할 것 같다. 본인이 5번이나 성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이런 시선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감수하면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만큼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