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조카에 "차 좀 빼줘"…거절하자 "죽은 네 아빠 안 닮았네" 비난한 고모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협소한 주차장에서 차를 대신 빼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모에게 한 소리 들었다는 사연이 눈길을 끈다.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모의 차 문제로 친척 간 싸움이 났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얼마 전 막내 고모로부터 "작은 상가 건물에 볼일 있어서 왔다가 주차장에서 나가질 못하고 있다. 여기로 와줄 수 있냐"는 연락을 받았다.
당시 서울 신림동에 있던 A 씨는 곧장 고모가 있는 안양시 석수동으로 차를 타고 달려갔다. 고모가 주차한 주차장은 워낙 협소한 데다 만차였고, 차들이 이중주차까지 한 상태라 차를 빼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고모는 운전한 지 이제 5개월도 안 된 초보 운전자라 주차하는 걸 많이 어려워한다. 차를 혼자 꺼낼 자신도 없고, 주차관리인도 보이지 않아 제게 부탁한 것"이라며 "고모 차를 'ㄱ' 방향으로 틀어서 꺼내야 하는데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차들이 고모 차와 너무 바짝 붙어있고, 조금만 실수해도 부딪힐 것 같았다. 더군다나 한쪽 차는 가격이 꽤 비싸 보이는 고급 차였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운전한 지 아직 1년이 채 안 됐고, 주차 실력 또한 미흡하다고 스스로 생각한 A 씨는 고모의 부탁을 거절했다.
A 씨가 "자신 없다. 저도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못하겠다"고 하자, 고모는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한번 해봐라. 보험 문제는 걱정하지 말고 차만 꺼내주면 된다"고 요구했다.
이에 A 씨는 "제 차가 아니라 감각도 익숙하지 않아 불안하다. 아무리 가족이어도 남의 차는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잘못될까 봐 차는 못 빼 드리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결국 고모는 한숨을 쉬더니 "알았다. 그냥 가 봐라"라며 A 씨를 집으로 보냈다.
몇 시간 뒤, 고모가 A 씨의 어머니에게 짜증 섞인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고모는 "A 씨가 차를 안 빼줘서 옆에 차들이 다 빠질 때까지 더운 날 두 시간가량을 기다렸다. 차를 간신히 꺼냈다. 엄청 고생했다"면서 "그날 거기 말고도 중요한 볼일이 두 군데 있었는데 A 씨가 차를 안 꺼내줘서 일도 못 봤다"고 투덜댔다.
그러면서 "넌 무슨 애가 누굴 닮아서 그렇게 정이 없냐? 네 아빠는 인정도 많았는데 아빠하고 그렇게 다르냐?"고 핀잔을 줬다.
A 씨는 "아빠는 제가 중학생 때 지병으로 돌아가셨는데 고모가 그런 말까지 하니까 못 참겠더라. 그래서 '제가 일부러 안 도와준 것도 아니고 못 하는 거라서 못 도와준 건데 말이 너무 지나치신 거 아니냐'고 따졌더니 고모가 화를 냈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막내 고모가 둘째 고모한테 연락했다며 "얘기를 들은 둘째 고모는 제게 '막내 고모한테 그날 안 도와줘서 죄송하다고 사과해라'라고 했다. 제가 할 수 없는 일을 무모하게 하라는 고모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날 고모 차를 안 꺼내준 게 인정이 없고 잘못한 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는다. 사과할 마음도 없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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