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에 몰카범…핸드폰 배경 '아기 사진' 남성, 짧은 치마만 겨냥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한 남성이 불법 촬영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6일 A 씨는 자신의 SNS에 "잠실 야구장 몰카범 조심하세요"라며 목격담을 전했다.

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4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불법 촬영하는 남성을 발견했다.

A 씨는 "경기 전 애국가 제창 중 한 남성이 여성분들을 몰래 촬영하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했다"라며 "처음엔 나이도 많아 보이고 대놓고 자연스럽게 찍길래 가족인가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근데 카메라를 특정 여성 쪽으로 들이대고 촬영 버튼을 누르는 모습만 제 눈으로 두 번 확인했다"라며 "치마 짧은 분이 오니까 또 찍더라. 저도 이런 걸 목격한 게 처음이라 순간 당황했지만 불법 촬영하는 모습을 제 휴대전화로 급하게 촬영해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A 씨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흰색 캡모자에 안경을 쓴 문제의 남성은 계단에 앉아 있었다. 남성은 휴대전화를 들고 카메라를 켠 뒤 자신의 앞에 서 있던 여성들을 찍기 시작했다.

이 남성은 여러 차례 셔터를 눌렀고, 다 찍은 뒤엔 급하게 카메라를 끄고 홈 화면으로 돌아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행동했다. 배경 화면엔 아기로 추정되는 사진이 있었다.

애국가 제창이 끝난 이후 남성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관중 속으로 들어갔다.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보였다.

A 씨는 "피해자와 가족일까 싶어서 혹시 몰라 조용히 지켜봤다. 역시나 서로 가족은 아니었다"라며 "남성이 어디로 이동해서 앉는지 계속 지켜봤다. 그러나 자리 위치를 확인하고 신고하려던 찰나 남성이 자리에서 사라지더니 다시는 그 자리로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A 씨가 주변을 돌아다니며 몰카범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그 자리도 본인이 예매한 자리가 아니고 그냥 빈자리에 앉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또 A 씨는 "그렇게 정신 팔린 사이에 피해자분들도 사라졌다. 이런 일이 처음이고 경황이 없어 피해자분들께 직접 다가가 알려드리거나 현장에서 바로 신고하지 못했다. 후회된다"면서 "결국 경기 끝나고 다음 날에야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 곧바로 신고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신고 후 수사관 배정돼 오늘 경찰서에 방문해서 영상 제출하고 왔다.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잠실 야구장에서 이 남성 보면 조심해라"라고 당부했다.

누리꾼들은 "높은 확률로 전과 있을 듯", "배경 화면에 아기 사진이 더 소름 끼친다", "저런 건 현장 검거가 중요한데 현장에 있던 시큐리티한테라도 말하지. 대응이 아쉽다", "저 남자 휴대전화에 이상한 거 많을 듯", "범인은 현장에 다시 나타나기 마련" 등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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