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척척'…예비 소방관들, 터널 교통사고 운전자 신속 구조

비상등 켜고 삼각대 설치…119 신고, 문 개방까지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종상 교육생(32), 전대근 교육생(30), 권지환 교육생(29), 한석 교육생(28).(소방청 제공)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소방 임용을 앞둔 예비소방관 4명이 고속도로 터널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운전자를 구조하고 2차 사고를 막았다.

26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8시 40분께 서울양양고속도로 기린1터널 하행선에서 승용차가 앞서가던 5t 화물차를 들이받은 뒤 터널 벽을 다시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사고 차량은 차로 일부를 막았고, 운전자 1명이 갇혔다.

현장에는 중앙소방학교 111기 신규임용자 과정이던 이종상·전대근·한석·권지환 씨가 있었다. 이들은 즉시 사고 수습에 나섰다.

한석 씨는 비상등을 켜고 갓길로 이동해 경적으로 후속 차량을 서행시켰다. 차를 세운 뒤에는 휴대전화 손전등을 켜 들고 사고 지점 뒤쪽 100m에서 2차 사고를 막았다.

권지환 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이종상 씨는 차량 삼각대를 설치하고 전대근 씨와 함께 손전등으로 현장을 통제했다. 그는 승용차 안에서 운전자 1명을 확인했고, 의식과 호흡이 정상임을 확인했다.

권 씨는 차량 뒷좌석과 트렁크를 살폈지만 추가 탑승자는 없었다. 전대근 씨는 찌그러진 문을 맨손으로 열어 운전자를 안전지대로 옮겼다. 이어 차량 시동을 끄고 주차브레이크를 채웠다.

이들은 본넷 부위에서 흑회색 연기가 새어 나오는 것을 확인했지만, 연기가 더 나지 않아 화재 위험이 낮다고 판단했다. 이후에도 차량 통제를 이어가다 도로 관리기관 직원에게 현장을 인계하고 복귀했다.

소방 당국은 이번 대응에 대해 "터널 내 환경을 고려한 2차 사고 예방 중심의 초동 대응이 적절했고, 화재 가능성 점검·시동 차단·대피 유도 등 인명 안전 우선 조치가 우수했다"고 평가했다.

이종상·전대근·한석 씨는 중앙119구조본부에, 권지환 씨는 울산소방본부에 임용될 예정이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