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되살린 안중근·유관순…80년 만에 미소 찾은 영웅들
국립중앙박물관 '광복 80주년, 다시 찾은 얼굴들' 전시에서 공개
업스케일 등 기술 활용해 복원…감시 대상 인물 카드도 최초 전시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장 1층 대한제국실 앞에는 어느 전시장보다 많은 관람객이 몰려 연신 사진을 찍었다.
전시장 입구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독립운동가 안중근·이봉창·윤봉길 의사, 유관순 열사, 안창호 선생의 등신대가 나란히 자리 잡았다. 남녀노소 관람객들은 등신대 옆에서 따라 웃었다.
사실 전시실 입구를 지키는 5명의 독립운동가 등신대에 쓰인 사진은 실제로 찍힌 사진이 아니다. 색을 복원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표정을 만들어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독립 영웅들의 환한 미소를 만든 것이다.
서울 성북구에서 온 김상아 씨(24)는 "현실적으로 잘 구현이 된 것 같다"며 "특히 유관순 열사는 학생 때 앳된 모습이 잘 복원된 것 같아 보기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사편찬위원회와 공동으로 광복 80주년 기념전시 '광복 80주년, 다시 찾은 얼굴들'을 개최하며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한 다섯 명의 독립운동가의 얼굴을 AI 기술로 복원했다.
독립운동가 입간판뿐 아니라 전시실 내부에는 AI 영상으로 복원돼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박물관은 결연하고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사진이 많은 독립운동가의 미소를 되찾기 위해 여러 단계의 작업을 했다. 사진의 해상도를 높이는 '업스케일(Upscale)' 기술을 이용해 자료로 남아 있는 독립운동가의 흑백 사진의 화질 높였다.
이후 채색 작업을 하면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독립운동가가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여러 번 입력을 반복해 결과물을 얻었다. 수차례 영상을 다듬은 끝에 5명의 독립운동가는 관람객을 향해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박물관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독립운동 관련해 특별 전시를 기획했다"며 "제작부터 기획까지 두 달간 (AI를 활용해)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AI로 복원한 독립운동가 모습뿐 아니라 최초로 공개되는 '일제 주요 감시 대상 카드'도 관람할 수 있다. 이 카드는 일제가 독립운동가들의 신상 정보, 수감 상황 등을 체계적으로 파악·관리하기 위해 제작한 자료다.
카드에는 체포 직후 촬영되거나 일제가 수집한 사진이 부착돼 있어 독립운동가의 생생한 얼굴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2018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카드는 1980년대 초 치안본부(현 경찰청)에서 우연히 발견됐고, 현재는 국사편찬위원회가 보존·관리하고 있다.
전시는 오는 10월 12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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