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의혹마다 등장하는 '명품과 청탁'…특검 '김건희 국정농단' 초점

서희건설 '고가 목걸이'·건진법사 샤넬백 청탁 등 인사·정책 개입 수사
양평 고속도로·양평 공흥지구 개발 등 특혜 의혹도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자본시장법과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5.8.12/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전날 김건희 여사의 신병을 확보하며 '국정농단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대통령 배우자의 지위를 이용해 국가의 인사·정책에 개입하고 사익을 추구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국정농단은 국가 정책이나 인사를 권한이 없는 특정 인물이 좌지우지 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영부인을 둘러싼 의혹마다 이른바 고가의 '명품'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김 여사를 둘러싼 국정농단 의혹이 특정 세력의 이익을 위한 청탁과 연관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전날 김 여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는 취지로 서희건설 측이 김 여사에게 준 것으로 파악되는 6000만 원대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수수 의혹을 언급했다.

이 목걸이는 2022년 김 여사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순방 때 착용했지만 공직자 재산 공개 내역에는 빠져있어 당시 논란이 일었던 물품이다.

특검팀은 심문에 앞서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대선 직후 목걸이를 김 여사에게 교부했다가 반환 받았다'는 자수서를 받아 이를 법원에서 제시했다.

당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대가로 사위의 공직을 청탁한 것으로 알려져 이는 김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을 뒷받침하는 핵심 정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당시 이 회장 사위인 박성근 전 검사가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이번 의혹은 특검팀이 신청했던 구속영장에 적시된 세 가지 혐의와는 별건이지만 김 여사의 진술이 의심받고 증거 인멸 염려가 인정되는 결정타가 됐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관계자들이 11일 오후 '나토 목걸이 의혹'과 관련해 서울 서초구 서희건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 상자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2025.8.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구속영장에 적시된 내용 중 건진법사·통일교 청탁(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의혹에도 명품이 등장한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통일교의 현안 해결을 위해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6000만 원대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천수삼농축차를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여사는 해당 물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또 특검팀은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 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전달한 사업가 서 모 씨의 회사는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 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었다.

특검팀은 우선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통해 물증과 주요 관계자 진술을 충분히 확보한 이 세 가지 사건 위주로 접근해 김 여사 신병을 확보했고, 추후 이 혐의들을 완전히 입증하기 위해 김 여사 직접 조사를 비롯한 수사를 추가로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들 혐의 외에도 특검팀은 김 여사가 당 공천 개입과 정부 정책 및 이권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명태균 공천개입(정치자금법 위반),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비리 의혹 등이다. 권한이 없는 김 여사의 입김으로 정책 효과와 무관하게 정책안이 변경되거나, 공사 수주 업체가 정해지는 등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김 여사 측근이 친분을 이용해 특권을 누렸는지도 특검팀은 살펴보고 있다.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 관련 회사인 IMS모빌리티에 여러 대기업과 금융사 등이 청탁성 투자를 했다는 '집사 게이트' 의혹에 대해서도 특검팀은 수사 중이다. 투자사 중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나 제재를 피했다고 의심받는 곳도 있다.

윤 전 대통령이 검사로 재직하던 당시 코바나컨텐츠에 검찰 수사를 받던 대기업들이 전시에 협찬했다는 의혹도 특검팀이 다루고 있는 사안 중 하나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