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20만원' 강남 식당서 셰프 폭행한 남성 "소리 소문 없이 죽일 것"

"설명 방해된다" 손님 요청 들어주자…돌연 "왜 접객 안 해?"
일행은 "난 변호사, 기분 나쁘면 그럴 수 있지" 폭행 안 말려

(JTBC '사건반장')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레스토랑 운영자가 손님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고급 코스 요리가 나오는 레스토랑인 '파인다이닝'을 운영 중인 A 씨는 5일 '꼭 룸에서 먹고 싶다'는 예약 손님 네 명에게 음식을 제공했다.

여자 둘, 남자 둘로 구성된 이 무리에게 요리가 순차적으로 나갈 때마다 요리사인 A 씨는 직접 각 요리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 그러자 무리 중 한 명이 "대화 흐름이 끊기니 설명이 필요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또 "와인도 우리가 알아서 따라 마시겠다"고 해 방해하지 않기 위해 테이블을 세팅해주고 나왔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A 씨는 "1인당 20만원이 넘는 비싼 식사인 데다 특별한 요리니까 지금까지 늘 손님들에게 직접 설명해 왔지만, 당시에는 손님의 거절 요청을 따랐다"고 부연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식사가 진행된 이후 해당 손님들이 "왜 우리는 신경을 안 써주냐? 접객을 왜 안 해 주냐?"며 불만을 표출했다고 한다. A 씨는 접객을 거부한 손님들이 되레 따지고 드니 황당했지만 '술에 취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사과했다고 한다.

손님이 피우고 간 담배 꽁초(위), A 씨가 냄비를 옮기다가 음식 위에 떨어뜨린 냄비받침. (JTBC '사건반장')

이 손님들의 진상 행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식사를 느리게 하는 탓에 10시가 마감인데도 9시 40분이 될 때까지 메인 요리도 나가지 못했고, 이들 중 한 명은 방 안에서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결국 A 씨는 참다못해 직접 방으로 들어가 식탁을 정리하고 메인 요리를 가져올 준비를 했다. 이 과정에서 냄비 받침이 한 음식에 떨어졌고 이 사실을 몰랐던 A 씨가 음식을 치우자, 여자 손님은 "이거 다 안 먹은 건데 치우면 어떡하냐?"고 따졌다.

이에 A 씨가 "죄송하다, 제가 그런 줄 몰랐다. 얼른 다시 해드리겠다"고 사과하자, 손님은 "안 먹을 거긴 한데 왜 말도 안 하고 가냐?"고 했다. A 씨가 재차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남자 손님이 "태도가 그게 뭐냐? 우리 방에 서빙하지 말아라"라면서 A 씨에게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A 씨가 한 번 더 참고 사과했지만, 결국 폭행으로 이어졌다고. 마감까지 15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A 씨는 급히 디저트를 서빙하느라 문제의 방을 찾았다. 이때 손님이 "내가 너 들어오지 말라고 했잖아"라고 하자, 참다못한 A 씨도 반말로 대응했다.

(JTBC '사건반장')

그러자 손님은 A 씨의 목을 조르고 방 밖으로 밀면서 "너 같은 XX는 소리 소문 없이 죽일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 이어 셰프들을 향해 물건을 던지면서 "주방 허드렛일하면서 돈 벌면 좋냐?"라며 모욕적인 발언도 이어갔다.

다른 셰프가 일행한테 "저 사람 좀 말려달라. 저건 불법이다"라고 요청하자, 일행은 "난 변호사다. 사람이 기분 나쁘면 그럴 수도 있지"라며 제지하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가해 남성은 "돈도 못 내겠다"며 난동을 피웠고, 결국 A 씨는 경찰에 무전취식으로 신고했다.

이 사건 손님 일행 중 한 명은 처음부터 A 씨의 태도가 불친절했다며 진상을 부린 게 아니라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고 전했다. 일행은 "손으로 집어 먹는 요리에 포크를 달라고 했는데, A 씨가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포크로 찍어 먹으면 부서져서 수저를 드렸다"라며 "제가 표정을 잘못 지었나 싶어서 CCTV 영상을 1초 단위로 끊어서 봤는데 그런 표정 지은 적도 없다"고 토로했다.

또 이들은 "무전취식으로 신고했는데, 나중에 계산했는데도 A 씨가 우리를 못 가게 감금했다"고 말했다. A 씨는 "경찰이 올 때까지 폭행한 남성만 식당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았고, 다른 손님들은 가도 된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A 씨는 "13일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CCTV 영상도 경찰에 제출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