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양육비 안 준 남편, 두 아이 '민생지원금' 챙겨 피시방" 아내 분통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1년 넘게 이혼 소송 중인 남편이 두 자녀 몫의 민생지원금을 받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내가 분통을 터뜨렸다.
28일 JTBC '사건반장'에는 두 자녀를 슬하에 둔 40대 여성 A 씨는 "결혼한 지 10년 정도 됐다. 처음 결혼했을 때 남편에게 받은 생활비는 8만 원이 전부였다. 남편은 결혼 전 빚이 생각보다 많았다며 그거 먼저 정리했다고 이야기했다. 다음 날 남편이 생활비라고 준 돈은 20만 원이었다. 셋째 달에는 15만 원이었다"라고 말했다.
당시 남편은 "생각보다 빚이 많아서 미안하지만 2년만 참아달라"고 이야기했다. 그 후 A 씨는 2년간 생계를 책임졌다. 하지만 3년을 기다려도 제자리걸음이었다.
남편은 어느 순간부터 생활비를 아예 주지도 않고 오히려 용돈을 받아 갔다. 참을 만큼 참은 A 씨는 남편을 설득해 계좌 내역을 직접 확인했다.
빚만 열심히 갚아도 모자랄 판에 온라인 도박에 게임 결제 등 이해할 수 없는 소비들이 줄줄 이어지고 있었다.
A 씨가 화를 내자 남편은 "왜 바가지를 긁냐"며 가출을 감행했다. 며칠 뒤 돌아와서는 "잘못했다"며 싹싹 빌고 통장을 맡겼다.
갈등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재작년 남편이 A 씨 몰래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주식 투자를 했는데 전부 잃고 또다시 가출했다.
A 씨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이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남편이 이혼을 거부하면서 1년 넘게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남편은 2년 가까이 양육비, 생활비를 주지 않고 아이들의 안부조차 묻지 않고 연락을 끊었다.
결국 A 씨는 혼자 직장에 다니며 두 자녀를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모아둔 돈이 떨어져 공과금이 밀리기 시작했다.
지난주 민생 회복 지원금을 신청하러 갔다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미 남편이 수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구청, 시청, 행정안전부 등에 연락하고 위임장을 써서 지원금 반환 신청을 했는데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아이들 몫의 민생지원금을 챙긴 남편은 수십 통의 연락 시도 끝에 전화를 받았다. 남편은 "민생지원금 내가 다 썼다. 네가 뭐 어쩔 건데"라는 식으로 나왔다. "그 돈 어디에 썼냐"고 묻자 "담배 사고 피시방 가는 데 다 썼다"고 뻔뻔하게 답했다.
A 씨가 "우리 형편이 정말 안 좋다. 제발 지원금 다시 돌려달라"고 부탁했지만 남편은 "나도 애들 아빠니까 당연히 내 돈이다"라며 전화를 툭 끊었다.
그러고 얼마 뒤 남편은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를 통해 "그놈의 돈 돈 돈 평생 그렇게 살아라"라는 글을 적어 A 씨를 저격했다.
이틀 전 다시 전화한 남편은 "지원금을 돌려주겠다"면서도 "가출하면서 두고 간 게임기, 컴퓨터를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또 자신이 사진 반지와 목걸이도 돌려 달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훈 변호사는 "양육비를 하나도 안 주고 있다. 재판이 끝나기 전에 양육비가 발생했을 때 미리 달라고 하는 걸 사전 처분이라고 하는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사전 처분도 하고 미지급된 양육비도 재판 중에 받을 수 있도록 반드시 청구해야 할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학원비가 없는데 어떻게 아빠라는 사람이 지원금을 가져올 수 있나. 별의별 아빠들을 보지만 정말 충격을 받았다. 어머니가 이런 상황에서 혼자 얼마나 전쟁을 치르고 계실까 하는 마음에 굉장히 안쓰럽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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