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공천개입 의혹' 압색…이준석 측 "공천 관여 안해"(종합2보)

김건희 특검팀, 오전부터 상계동 자택·국회 사무실 등 압수수색
이준석 측 "尹과 연락 있지만 '공천 시켜줘라' 말 없어"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28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공동취재) 2025.7.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이세현 홍유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이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 대표 측은 "당대표로서 공천 관계를 행사했더라도 업무방해가 성립하지 않고, 공천에 관여한 바도 없다"고 주장했다.

2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이 대표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자택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상계동 자택 압수수색은 오후 4시 4분쯤 마무리됐다.

경기 화성시 동탄 자택과 동탄 지역구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로 영장에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지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대가로 같은해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 공천받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시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당대표였다.

이 대표 측 김연기 변호사는 특검팀의 상계동 자택 압수수색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압수수색 영장에 적힌 범죄사실이 법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기에 공천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이 대표가 공천 권한을 행사했다 하더라도 업무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또 "이 대표는 당시 공천에 관여한 바 없고 윤상현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권을) 적절히 발휘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은 김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연락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김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연락이야 있지만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시켜줘라' 같은 지시나 연락은 아예 없었고 텔레그램을 사용 여부도 일체 없다"며 "윤 전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그런 것을 얘기할 사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과)특별하게 그런 사이가 아니었고 얘기를 하다보면 당시 현안에 대해 얘기하는 수준 그 정도로 알고 있다"며 "조사 과정에서 봤을 때는 그렇게 '디테일'하게 각론적인 얘기를 한 건 없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은 특검팀의 이번 압수수색이 적법한 절차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것도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변호사는 "지난 16일에 자료를 제출하면서 특검은 변호인의 연락처를 다 알고있으면서 오전에 영장을 최초 집행하며 어떤 통지도 없었다"며 "준항고절차로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했고 자료 제출을 성실히 했기 때문에 영장이 나온 게 의아하다"며 "정권 초기 모든 게 반영된 게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 측에 따르면 특검팀은 압수수색을 통해 이 전 대표가 현재 사용하고 있던 갤럭시 모델 휴대폰과 과거 사용하던 휴대폰, 노트북 3대 등 전자기기와 출력물 1개를 확보했다.

이 대표 측은 아직 특검팀으로부터 소환조사 출석 요구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당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위한 제2차 전당대회에서 꽃다발을 전달받고 있다. 2025.7.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 및 명 씨와 관련된 '불법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중이다.

앞서 명 씨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공천 발표를 앞두고 이 대표와 명 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는 최근 한 언론사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2022년 보궐선거 공천 발표를 앞둔 5월 8일 이 대표가 '당선인(윤 전 대통령) 측에서 창원 의창은 경선을 해야한다더라'는 내용의 한기호 당시 사무총장의 메시지를 전달해 줬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있다.

명 씨는 이튿날(5월 9일) 윤 전 대통령에게 "김영선 공천을 부탁드린다"는 취지로 메시지를 보내자, 윤 전 대통령이 명 씨에게 전화해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명태균 게이트'의 폭로자 강혜경 씨는 지난 16일 특검에 제출한 자료에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한 내용과 연락 흔적 등이 남아 있다면서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도 관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특검팀은 전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4시간 넘게 조사했다. 윤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특검팀은 또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와 김 전 의원, 명 씨 등이 모여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논의했다는 이른바 '칠불사 회동'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 변호사는 "(이 내용을 보도한 매체에 대해) 고발을 했고 전혀 사실관계와 맞지 않다"며 "김 전 의원이 김 여사와 관련해서 얘기할 게 있다고 해서 가고 그런 정도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 측은 당시 회동에서 김 전 의원이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폭로하는 대신 개혁신당의 비례대표 1번 공천을 요구했지만, 수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는 지난해 검찰 조사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협조해 왔다며 "그럼에도 특검이 강제수사의 실질적 필요성을 일탈해 개혁신당 당 대표의 임기가 시작되는 오늘 자택은 물론, 국회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을 강행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의 무리한 압수수색 때문에 3기 지도부 첫 번째 최고위원회를 개최하지 못한 것을 굉장히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정치적 의도를 가진 언론플레이 망신 주기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이런 특검의 행위는 자신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중대한 의심을 스스로 사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시기가 공교롭다"면서 "현행범도 아니고, 이렇게 갑작스럽게 할 필요가 있느냐, (특검이) 오해살 일은 안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