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서 비극 겪어"…SK 최태원 차녀, 미국서 스타트업 설립 이유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 차녀인 최민정 씨(33)가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 '인테그랄 헬스'(Integral Health)를 창업한 이유를 공개했다.

민정 씨는 최근 뉴욕 지역신문 '더 버펄로 뉴스'(The Buffalo news)와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이 위기에 처하기 전에 누구나 제때 도움을 받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민정 씨는 10년 전 삶의 목표를 찾기 위해 대한민국 해군에 입대했다. 군 복무 중 동료가 극단적 시도로 세상을 떠나는 비극을 경험한 그는 이를 계기로 정신적 위기에 몰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사명을 갖게 됐다.

민정 씨는 군 제대 후 2019년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가 3년 만인 2022년, 창업 준비를 위해 퇴사했다. 이듬해 미국 예일대 의학박사 출신 정신의학 전문가 등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에서 인테그랄 헬스를 공동 설립했다.

인테그랄 헬스는 AI와 데이터 기술을 바탕으로 누구나 쉽고 효과적으로 정신 건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표방했다.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맞춤형 개입과 치료 연계, 진료 과정 추적 등을 수행하는 이른바 '행동 건강 관리'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특히 저소득층 등 취약 계층의 의료 접근성 격차를 줄이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플랫폼에는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를 연계하는 AI 케어 코디네이터 '나이팅게일'이 탑재돼 있다.

민정 씨에 따르면 미국 내 중독·우울 등 행동 건강 환자 절반 이상은 정신 상담 전공의를 만날 수 없다. 동네 의원 등 1차 기관에서도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최 씨의 창업 목적이다.

민정 씨는 창업 전에도 취약 계층에 대한 공공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지속적인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비영리단체(NGO)인 '스마트'에서 저소득 가정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교육 봉사를 하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 전문업체인 원격 의료 스타트업 '던'(Done)에서 경영 전략 자문을 맡았다.

민정 씨는 "적절한 시기에 환자를 확보해 임상 결과를 최적화하고 측정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라며 "서비스가 부족한 계층의 행동 건강 관리 제공에서 발생하는 격차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려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정 씨는 올해 초 인테그랄 헬스의 사업 거점을 미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동북부 뉴욕 브루클린으로 옮기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한편 인테그랄 헬스에는 브루클린과 버펄로 지사를 합쳐 약 3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며, 추가 채용도 계획 중이다.

앞으로 저소득층 대상 협력 행동 건강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해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더 높일 방침이다.

민정 씨는 "여기까지 오는 데 긴 여정이 걸렸다"며 "현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이 지역 사회 사람들과 훨씬 더 잘 소통하고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