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총기 살해, 성공한 전처에 대한 열등감이 빚은 복수심"…전문가 분석
25년 전 이혼하고도 전처 명의 77평 아파트 거주…경제적 의존
배우자 복수는 주로 어린 자식 상대…성인 자녀는 극히 드문 예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33살 된 아들을 며느리와 손주들이 보는 앞에서 사제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아버지 A 씨(63)가 범행 동기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가운데 이혼한 전처에 대한 열등감이 빚은 복수심이 동기인 것 같다는 전문가 판단이 나왔다.
오윤석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보통 자식이 상속, 보험금을 노리고 아버지나 어머니를 살해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번 같은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며 "범죄 심리학의 '스파우즐 리벤지 필리사이드'(spousal revenge filicide), 즉 배우자에 대한 복수 감정으로 자녀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오 교수는 "이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 된 것으로 메데이아라는 그 여성이 남편 이아손을 해치기 위해서 아이를 살해했다"며 "어린아이를 살해한 케이스는 있지만 장성한 아이를 손주나 며느리 앞에서 살해한 건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저는 보지 못했다"고 놀라워했다.
오 교수는 △A 씨가 25년 전 이혼하고도 전처 명의의 77평 아파트에서 계속 거주한 점 △전처가 유명 미용 관련 그룹을 창업에 성공한 점 △아들을 잘 키운 점 △그 아들이 뷰티그룹 자회사를 맡아 운영한 점 등을 들어 "아버지 또는 남편으로서 이혼 후 20여 년간 경제적 도움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볼 때 굉장한 박탈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남편 입장에서는 그런 과정에서 무력감, 열등감, 분노, 질투 등을 느꼈을 것이고 그로 인한 좌절감에 따른 복수심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며 이번 살해 사건의 동기가 전처에 대한 복수심이 빚은 참혹한 결과였다고 해석했다.
오 교수는 "어머니에게 있어서 남편보다도 더 소중한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식이다. 아들이 전 부인이 이룬 사회적 경제적인 성공의 상징적인 계승자이기에 가장 아끼는 아들을 상실한 그 고통을 주기 위한 의도 또는 심리적인 배경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A 씨가 술을 마시지도 않았고 마약 한 적도, 정신병 경력도 없다"며 "이번 경우는 치밀하게 계산된 계획범죄, 100%가 넘는 계획범죄다"고 단언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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