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과 동거했던 곳이잖아"…남편이 마련한 신혼집에 아내 '분노'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남편이 전 여친과 동거했던 곳이 지금의 신혼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내가 분노를 참지 못했다.

22일 양나래 변호사 유튜브 채널에는 '전 여친과 동거했던 남편, 그 집이 우리 신혼집이라고?'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결혼한 지 4개월 된 30대 초반 여성 A 씨는 "남편과 연애를 1년 정도 했다. 연애부터 결혼까지 걸린 시간은 1년 2개월 정도다. 결혼을 생각하고 연애를 시작하기도 했고 남편과 여러 가지가 잘 맞았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결혼을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남편이 혼자 지내고 있던 전셋집은 원룸이 아니었다. 집을 어디에 구할지 걱정하고 있을 때 남편은 새로운 집 구해서 이사하지 말고 혼자 지내던 집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남편도 적극적으로 얘기한 데다 복비 등에 돈을 쓰느니 모아서 같이 생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 번에 수락했다.

곧 두 사람은 행복한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얼마 뒤 남편의 친한 대학교 동기 3명이 집을 초대해 집들이했다.

A 씨는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던 중 남편 친구의 말을 우연히 듣게 됐다. 친구들은 "너 여기 걔랑 살았던 데잖아. 근데 여기서 신혼살림 해도 되냐. 이사 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름을 듣는 순간 남편의 전 여자 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A 씨는 결혼 전 남편과 연애를 막 시작하려던 무렵 SNS 계정에서 미처 지우지 못한 게시글을 통해 전 여자 친구의 이름을 접한 적 있다.

남편은 친구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미친 거 아니야? 입 다물어. 조심해"라며 정색했다.

A 씨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한 채 음식 대접을 마치고 친구들이 나간 순간 남편에게 물어봤다. 그러자 남편은 더 이상 숨길 수 없겠구나 싶었는지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남편은 "전 여자 친구의 전세 기간이 만료돼 다른 집으로 이사하는 와중에 집을 구하는데 오갈 곳이 없어서 우리 집에서 한 7개월 정도 같이 살았었다"고 이질직고했다.

이어 "근데 내가 걔랑 결혼하기로 약속한 것도 아니고 정말 여자 친구가 갈 데가 없어서 1년도 아니다. 한 7개월만 잠깐 같이 살았던 집인데 그 XX가 정신이 나가서 그런 얘기를 한 거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우리한테 이 집만 한 곳도 없었고, 다른 집에서 살자니 복비도 들어가고 그런 거 아니냐. 흔적은 아무것도 없다. 이걸 굳이 얘기해 봐야 이런 반응이 나올 게 뻔한데 어떻게 얘기할 수 있었겠느냐. 물론 기분이 상했으면 진짜 미안하다"고 말했다.

손이 발이 되도록 빌던 남편은 "당신이 원한다면 이사를 가겠다"고 이야기했다.

A 씨는 "남편이 그렇게까지 빌고 하는데도 화가 풀리지 않고 속은 것 같아 정도 떨어진다. 그냥 그 집에 있는 시간 내내 너무 짜증이 나고 열이 받는다. 어떻게 하면 좋겠나. 이걸로 남편한테 정이 떨어진다면 제 잘못이냐. 결혼 생활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양나래 변호사는 "저도 그 사실을 알았다면 뒤집어엎었을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남편이 그런 상황을 다 설명해 주고 심지어 매우 적극적으로 비용을 들여서라도 이사를 하겠다는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나. 용서해 주자"고 말했다.

이어 "내가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지금의 모습일 수 있었던 것은 과거에 다른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고 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내도 그런 마음으로 조금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는 "남편도 전 여친과 관계가 완벽하게 정리돼 아내의 마음을 풀리게 하려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일 때문에 '난 네가 너무 싫어' 하기에는 남편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