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보다 낫다' 챗GPT 맹신하는 아내, 다 빼앗긴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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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남편보다 챗지피티(chat GPT)에 의지하는 아내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에 이목이 쏠린다.

11일 JTBC '사건반장'에서 결혼 15년 차 40대 남성 A 씨는 아내를 챗지피티에 빼앗긴 기분이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A 씨에 따르면 아내는 결혼 후 퇴사하면서 친구도 잘 안 만나고 집에서만 지내는 편이다. A 씨도 퇴근하면 빠르게 집에 와서 저녁도 같이 먹고 산책도 하면서 대화를 자주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 아들이 아내한테 사진을 그림으로 만들어 준다면서 챗지피티를 알려줬다. 마트 세일이나 맛집 정보처럼 간단하게 검색만 하던 아내가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아내는 "챗지피티가 알려줄 거다. 챗지피티 말이 다 맞다"더니 이제는 챗지피티가 알려주는 오늘의 운세나 사주를 맹신한다.

A 씨는 "하루는 사춘기 아들이 말을 안 들어서 속상했는데 챗지피티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아들 입장도 대변해 주고 위로해 주니까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이야기하더라"고 전했다.

그런 아내에게 A 씨는 "왜 나한테 얘기 안 하냐"고 물었고, 아내는 "당신보다 챗지피티가 내 마음을 더 잘 알아줘 당신보다 더 나아"라고 답했다.

A 씨는 "그 얘기를 듣고 제가 했던 노력은 다 뭔가 싶었다. 아내는 산책도 예전만큼 안 나간다. 대화도 확실히 줄었다. 챗지피티에 아내를 빼앗긴 기분인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라고 물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맘카페에서는 챗지피티로 상담한다고 하더라. 굉장히 많은 주부들한테 위로를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챗지피티의 상담에 한계가 느껴지는 날이 올 거다. 완전히 잘못된 정보를 가르쳐줄 수 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남편은) 굉장히 서운하실 수 있지만 대체제가 아니고 보완제 정도로 생각하면 어떨까 싶다"라고 위로했다.

손수호 변호사는 "남편보다 AI가 더 관심을 끌고 흥미를 주고 사랑을 받으면 사실 반성해야 한다. '내가 더 관심을 끌도록 노력해야겠다' 이런 자극으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나. 남편을 완전히 싫어하는 게 아니라 잠시 흥미를 느끼는 거라 더 좋은 계기로 삼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조언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