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 아들에게 '자녀 계획' 물었더니 핏대 세우며 버럭…내 잘못?"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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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결혼 5년 차 아들 부부에게 자녀 계획을 물었다가 어버이날에 전화 한 통 받지 못했다는 70대 초반 여성의 고민이 전해졌다.

8일 JTBC '사건반장'에서 여성 A 씨는 "40대 중반인 아들이 하나 있는데 결혼 5년 차에도 아직 자식이 없다. 나름 며느리 눈치 본다고 자녀 계획을 물어본 적도 없었고 또 맞벌이 부부라서 천천히 가지겠지 하면서 한 해 두 해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늦은 나이에 결혼하기도 했고 이러다가 애 없이 산다고 할까 봐 점점 조바심이 나더라. 그러다가 마침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고 해서 이때다 싶었다"고 말했다.

A 씨는 아들 부부의 이삿날에 맞춰 딸과 함께 깜짝 방문을 계획했다. 그는 "짐 정리하느라 배도 고플 거고 집에 먹을 것도 없을 거니까 데리고 나가서 맛있는 밥이나 사주려고 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저희를 보자마자 아들이랑 며느리가 깜짝 놀라면서 정색했다. 반기지는 못할망정 '웬일이냐'면서 정색이라니. 좀 서운했지만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라고 전했다.

식사가 끝날 무렵에 계획한 대로 딸이 먼저 아들 부부에게 "애는 언제 낳을 거냐"면서 자연스럽게 운을 뗐다. A 씨도 이때다 싶어 "나이도 있고 빨리 가져야 하지 않겠냐. 병원이라도 다녀보라"고 보태려 하는 찰나 아들은 갑자기 핏대를 세우며 화를 냈다.

아들은 "이러려고 갑자기 찾아왔냐.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다. 빨리 밥 먹고 가시라"고 했다. A 씨도 "내가 못 할 말 했냐"면서 다퉜다.

결국 A 씨랑 딸은 "됐다. 우리가 미안하다"고 말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로 아들 부부는 연휴 동안 얼굴도 안 비추더니 어버이날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는 상황이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어머니께서 좀 과하셨다는 생각이 든다. 손녀, 손자를 보고 싶은 건 이해가 되는데 이 부부가 일부러 안 낳는 것도 아니고 자연임신을 추구하고 있지 않나. 결혼한 지 5년이니까 부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사실은 임신이 너무 하고 싶은데 잘 안되는 걸 수도 있고 시험관을 못 하는 상황일 수도 있는데 부모님께서 이렇게 얘기하면 불편할 수 있다. 거기다 동생까지 같이 제동 건 거 아닌가. 새 아파트로 이사 가는 행복한 날 이 얘기를 하셔서 행복을 깨시는 데 일조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양지열 변호사는 "사연자에게 정말 죄송하지만 주변 친구나 동년배들한테 여쭤보면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으실 거다. 아들이 됐든 딸이 됐든 연락 없이 찾아가신 거. 그리고 이사 가는 날 힘들고 번거롭다. 어머니도 아니고 동생까지. 아내 입장에서는 더 어려운 사람이다. 아들도 너무 힘들 거다. 속상하시겠지만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눈치 없이 굳이 그걸 얘기한다고 나아지냐. (어버이날에) 전화를 안 한 부분에서 좀 충격을 받으신 거 같다. 사실 어머니가 잘했다고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그것 때문에 아들이 전화도 하지 않는 건 참 잘못됐다"고 의견을 전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