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대신 모텔서 조사"…30대 금융맨 감금, 수천 뜯은 보이스피싱 조직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휴대전화를 원격으로 제어해 악성 앱을 설치한 뒤 돈을 갈취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넘어간 30대 금융업 종사자가 감금까지 당해 수천만 원을 빼앗겼다고 6일 JTBC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금융업 종사자인 30대 최 모 씨는 한 달 전 검찰 수사관이라는 사람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최 씨는 자신의 통장이 시중 은행 불법 자금 세탁 용도로 쓰였다는 말을 듣고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전화를 끊으려 했으나, 상대는 최 씨뿐 아니라 최 씨 가족들의 신상까지 줄줄이 읊으며 수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결국 거짓에 속아 넘어간 최 씨는 상대가 구속영장을 확인하라며 알려준 사이트에 들어갔다. 최 씨가 해당 사이트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넣자, 검찰총장 직인이 찍힌 영장이 나왔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최 씨에게 구속 대신 모텔에서 조사를 진행하겠다며 사실상 최 씨를 감금했다.
이들은 최 씨의 휴대전화에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도록 한 뒤, 최 씨의 휴대전화를 이른바 '좀비폰'으로 만들었다. 원격제어로 악성 앱을 설치한 것.
이들은 112, 1301(검찰콜센터)에서 전화가 온 것처럼 조작해 더 확실하게 최 씨를 속이고 최 씨 모르게 휴대전화를 통해 3600만 원의 대출을 받아 챙겼다.
악성 앱은 휴대전화 권한을 탈취해 민감정보를 빼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단말기 조작까지 할 수 있다. 공격자가 자금 탈취 후 원격으로 이체 문자를 삭제하는 등 범죄를 은폐할 수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좀비폰' 수법에 대해 "휴대전화 전체를 장악했기 때문에 어떤 전화든 당겨 받고 어떤 문자든 볼 수 있다. 피해자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범죄자 쪽에선 다 안다. 피해자가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간다"고 설명하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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