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고교 두발 규제, 학생 개성·자기결정권 과도 제한"

규정상 두발 길이와 형태 제한…염색·파마 등 금지
인권위 "교육목적 정당화 어려워…단속 중단하고 규정 고쳐야"

국가인권위원회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고등학교에서 두발 길이와 형태를 일률적으로 규제하며 단속하는 것은 학생의 개성 발현과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조치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28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 아동권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8일 특성화고등학교인 A 고등학교장에게 '학생생활규정'에서 두발 제한 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앞서 A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학교가 머리 길이를 제한하고 염색·파마 금지 등 용모를 규제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벌점을 부과하는 행위가 인권 침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A 고등학교는 인권위에 "관광 및 외식 산업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학교인 만큼 학생들이 관련 업종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단정한 복장과 청결·위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중점적으로 교육하고 있다"는 취지로 두발 규제 이유를 밝혔다.

인권위 조사 결과, A 고등학교는 머리카락에 염색과 파마, 가발, 무스, 젤, 왁스, 고데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었다. 남학생에게는 앞머리가 눈썹을 덮지 않게, 뒷머리가 지나치게 길지 않도록 제한했고 여학생에게는 짧은 단발머리를 제외하고 학교가 지정한 검은색 머리망을 착용하도록 했다.

인권위는 △청결과 위생은 위생모 등 장비 착용 의무화만으로도 충분할 것으로 보이며 △학생의 자유의사에 따라 실제로 취업하지 않고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일부 있고 △학교 규정에 따른 두발 모양이 유일하게 단정한 용모라고 단언하기 어렵다며 교육 목적상 정당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획일적인 두발 규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개성을 발현할 가능성을 배제할 뿐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자주성의 가치가 아닌 규율과 복종의 부정적 측면을 내면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A 고등학교장에게 "학생의 기본권 인권에 대한 존중과 보호 원칙에 부합할 수 있도록 두발 길이나 형태 등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며 단속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규정 개정을 권고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