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이 '노상원 수첩 수거대상'에 왜?…"조국 부부 탄원서 때문인 듯"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왼쪽),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왼쪽),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12·3 비상계엄을 주도한 핵심 인물로 꼽히는 노상원 전 정보 사령관이 작성한 '수거 대상'에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올라 눈길을 끈다.

13일 MBC는 노 전 사령관이 작성한 수거(체포) 대상자 명단과 그 방법이 적힌 수첩을 확보, 공개했다. 체포 대상에는 주요 정치인은 물론 유명 연예인과 체육인, 종교인 등 500명이 포함됐다.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은 차 전 감독이다. 노 전 사령관은 수첩에 "차범근, 좌파 연예인"이라고 적었다.

이는 차 전 감독이 지난해 1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 비리 혐의를 심리하는 재판부에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차 전 감독은 탄원서에서 "벌써 5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조국 가족이 받은 고통과 그들이 감수한 징벌은 비슷한 경험을 한 대한민국의 수많은 학부모에게 큰 경종이 되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차 전 감독은 조 전 대표 가족들과 인연이 없다면서도 "조국의 두 아이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그 용기와 반성을 깊이 헤아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디 자식들 보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바라봐주시고 선처해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한 바 있다.

앞서 차 전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성적이 좋지 않자, 본인은 물론 자녀 등 가족들까지 비난받았던 비슷한 경험에 탄원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 전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500여명을 총 세 차례에 나눠 수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비상계엄 선포 당일 전 국민을 출국 금지하겠다는 계획도 수첩에서 발견됐다.

나아가 대통령이 3선까지 집권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하고 국회의원 수는 절반으로 줄이는 선거제도 개편 방안도 수첩에 적혔다. 이는 윤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노렸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작성 경위와 내용을 묻는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