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 사망 24일 전 마지막 라방…"컨디션 안 좋아, 심신미약"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28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를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여전히 논란인 가운데, 고인이 사망 20여 일 전인 지난해 8월 진행한 인스타그램 라이브 영상이 공개됐다.
연예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는 10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요안나 마지막 라방서 포착된 슬픈 눈빛. 선배 A 씨 추석 대타 요청 소름 돋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진호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객관적인 자료 없이는 명확하게 진상을 밝히기 어려운 문제다. 다만 오요안나 씨의 경우에는 가족들뿐만 아니라 MBC 관계자 4인에게 본인의 직장 내 피해 사실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내용들이 녹취 자료로 남아 있고, 오요안나 씨가 제외된 MBC 기상캐스터 4인의 단톡방 내용 등이 자료로 확보된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 입증 자체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요안나가 지난해 8월 22일 진행한 인스타 라이브 방송 장면을 공개했다. 당시 오요안나는 누군가의 부탁으로 퇴근 이후 PC방을 찾아 광주 맛집 리스트를 정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오요안나는 방송 중 '컨디션이 좋지 않다' '심신미약 상태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영상에 따르면 화장기 없는 민낯으로 모자를 꾹 눌러쓴 채 카메라 앞에 등장한 오요안나는 "나 PC방이고 게임 아니야. 일하고 있어. 내가 노트북이 없거든. 나도 여기 와서 하고 싶지 않지. 내가 광주 사람이잖아. 그래서 광주 관련된 리스트를 정리해 달라고 해서 왔어"라고 말했다.
이어 "나 울었냐고? 아니 안 울었다. 내가 광주 사람이다. 광주를 소개할 그거를 할 건데 내가 로컬이잖아. 내가 직접 겪었고 먹었고 했던 곳을 좀 부탁하셔서 내가 하겠다고 해서 쭉 정리를 해놨다"라고 답했다.
컨디션에 관한 물음에 그는 "컨디션 안 좋다. 요즘 심신미약 상태다. 피곤해 죽겠네. 이 정도로 정리했으면 최선 다한 거지 뭐. 내가 진짜 쓸데없이 뭘 열심히 하는 타입이야"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괴롭힘을 가한 선배 가운데 일부가 맛집 리스트 정리를 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던 것에 대해 이진호는 "이 부분은 사실이 아니었다. 괴롭힘 당사자들과 관련이 없는 사안이자 일정이었다고 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오요안나는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활동하던 중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사망 소식은 3개월 뒤인 12월에 알려졌다. 이후 지난달 27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유족은 오요안나를 괴롭힌 동료들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으며,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고인의 사망 원인과 진실 규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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