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한테 건사료만?…"위생관리·영양균형 맞추면 자연식 이점 多"

정설령 한국영양전문동물병원 원장, FAAP서 강의

정설령 수의사는 18일 대만 타이중 중산의과대학에서 열린 아시아동물임상의학포럼(FAAP)에서 '고양이 자연식'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고양이에게 건사료만 먹이라는 것은 잘못된 얘기입니다. 위생을 잘 관리하고 영양 균형을 맞추면 자연식의 이점이 많습니다."

정설령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대표이자 한국영양전문동물병원 원장은 반려동물에게 건사료만 먹여도 된다는 주장에 대해 "잘못된 얘기"라고 반박했다.

정설령 원장은 지난 18일 대만 타이중 중산의과대학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동물임상의학포럼(FAAP)에서 수의사들을 대상으로 '고양이 자연식(홈메이드 식단, 생식 또는 화식)' 주제의 강의를 진행했다.

정 원장은 "최근 한국의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자연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이 같은 이유로 상업가공사료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열처리를 최소화한 식단이 건강상 더 이롭다는 인식을 꼽았다.

그는 "몇몇 상업가공사료를 분석한 결과 곰팡이독소, 멜라민 등이 검출된 바 있다. 옥수수, 밀 등 곡류에서 세균에 의해 생산된 독소는 열처리에 의해 파괴되지 않는다"며 "완전한 균형을 맞췄다는 제품 중 일부는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수의 논문에 따르면 육류의 경우 열처리를 과도하게 하면 단백질 흡수율이 감소하고 라이신과 같은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적어진다.

반면 적당하게 열처리를 한 화식 또는 전자빔으로 멸균처리를 한 생식은 단백질 흡수율이 높아 강아지와 고양이 변 냄새와 배변량을 줄일 수 있다.

고양이의 경우 근육량 유지를 위해서는 체중 1㎏당 최소 5.2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평소 물을 잘 마시지 않는 고양이의 특성상 건사료보다는 자연식을 통해 음수량을 촉진할 수 있다고 정 원장은 설명했다.

정설령 수의사는 18일 대만 타이중 중산의과대학에서 열린 아시아동물임상의학포럼(FAAP)에서 '고양이 자연식'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 뉴스1

정설령 원장은 반려동물을 위해 자연식을 만드는 보호자가 동물병원을 방문한다면 수의사가 전문 지식을 갖고 조언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 원장은 "많은 연구들이 자연식에서 영양학적 이점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위생 관리와 미네랄, 아연 등을 보충해 영양 균형을 잘 맞춰야 하고 구강 건강에도 신경써야 하는 만큼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의사들이 자연식과 관련해 온라인 카페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줘야 한다"며 "무조건 건사료를 먹이라고 하기보다 자연식에 대한 많은 영양학적 장점을 설명해줘야 반려견, 반려묘 보호자들에게도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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