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길고양이 절반 줄었다…"이제 '더 나은 공존' 모색할 때"

2024 서울시 길고양이 돌봄 순회 간담회

서울시는 24일 동물권행동 카라와 함께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동대문센터에서 길고양이 돌봄 순회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송인준 서울시 동물보호과 주무관은 길고양이 정책 및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중성화수술에 대한 관심에서 이제는 길고양이를 어떻게 잘 돌봐야 하는가로 관심 주제가 전환되고 있습니다."

송인준 서울시 정원도시국 동물보호과 주무관이 길고양이 정책 및 현황에 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인도적인 개체 수 조절을 통해 길고양이로 발생하는 사회 갈등을 줄이기 위한 서울시의 길고양이 중성화(TNR) 사업은 타 시도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일 정도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길고양이와 더 나은 방향으로 공존하기 위한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시는 동물권단체 카라와 함께 길고양이 돌봄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동물학대 대응 방안 안내, 올바른 돌봄 활동 등을 교육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해당 간담회는 지난 6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자치구별로 7회에 걸쳐 진행된다.

네 번째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강북, 도봉, 노원, 광진구의 길고양이 담당 공무원들과 돌봄시민 25여명이 참석했다.

24일 열린 서울시 길고양이 돌봄 간담회에서 송인준 주무관이 돌봄 시민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서울시 길고양이 서식 현황 모니터링 사업에 따르면, 길고양이 개체 수는 2015년 약 20만 마리에서 2023년 약 10만 마리로 절반이 줄었다. 중성화 사업 확대로 2023년도 중성화율은 67.3%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한편, 자묘 비율은 줄어 앞으로 개체수는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인준 주무관은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통한 개체수 감소는 길고양이에게 물과 밥을 주고, 치료 및 구조뿐 아니라 입양 활동까지 병행하는 돌봄 시민들이 함께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길고양이로 인한 불편 민원보다 돌봄 관련 민원이 늘고 있다"며 "중성화 사업 확대로 길고양이로 인한 불편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시민 인식 개선 캠페인을 통해 길고양이 돌봄 활동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케어테이커(돌봄 시민)는 우리 사회, 중요한 봉사자'란 주제의 발표를 통해 길고양이를 돌볼 때 주의해야 할 점들도 소개됐다.

지난 24일 열린 서울시 길고양이 돌봄 간담회에서 김정아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가 강의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김정아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변화팀 활동가는 "갈등이 예상되는 밥자리라면 밥을 주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밥그릇을 빼는 것과 개체 파악을 할 수 있도록 정해진 시간에 밥을 주는 방법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길고양이에게 주차장이나 자동차 밑, 차 주변을 밥자리로 인식시키는 것은 로드킬이나 고양이가 자동차 엔진룸에 들어갈 위험이 있어 지양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또한, 겨울집은 겨울에만 양해를 구해 설치하고 봄에 수거하는 등 상황에 맞는 융통성 있는 돌봄을 제안했다.

동물권행동 카라가 권장하는 올바른 길고양이 돌봄 방법 (카라 제공) ⓒ 뉴스1

김정아 활동가는 "길고양이 인식 개선 변화의 열쇠는 돌봄 시민이 쥐고 있다"며 "주변 돌봄 시민과 소통해 함께 힘을 모으고, 지자체 공무원과도 협력하는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길고양이 돌봄 시 동물학대 대응 방법에 대한 교육도 이어졌다.

김영환 동물권행동 카라 교육팀 팀장은 "길고양이는 동물보호법으로 생명과 안전을 보호받는 존재"라며 "동물에 대한 학대는 그 자체로 문제지만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시형 잔혹 학대 △사료 약물 테러 △소심형 괴롭히기 학대 등 동물학대 유형별 대처법을 교육했다.

김영환 팀장은 "동물학대 목격 시 육하원칙에 따른 구체적인 사건 내용 서술과 사진 및 영상 촬영, 동물이 사망했을 시 사체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서울시 길고양이 돌봄 간담회에서 김영환 동물권행동 카라 교육팀 팀장이 동물학대 대응 방법에 대해 교육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간담회 끝에는 돌봄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가졌다. 한 시민은 "구청에서 부착하는 길고양이 보호 관련 포스터가 돌봄 활동에 실질적인 큰 힘이 된다"라며 "길고양이 보호를 위한 효과적인 문구 보완과 전반적인 동물학대 금지 안내 포스터가 추가로 마련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짧은 영상이 인기인 추세를 반영해 '길고양이 인식 개선 내용을 담은 쇼츠형 영상 제작'에 관한 의견도 나와 참석한 다른 시민들의 공감을 얻었다.

서울시 길고양이 돌봄 간담회 참석 시민에게는 로얄캐닌이 후원한 키튼 사료가 제공됐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송인준 주무관은 "간담회에서 나온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추후 정책 결정을 하는 데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길고양이 돌봄 순회 간담회에 참석한 시민 전원에게는 로얄캐닌이 후원한 키튼 사료가 제공됐다. [해피펫]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