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만점자 나온 유명 재수학원 '끼워팔기' 교습비 눈속임 여전

최소 50만원 상당 '콘텐츠비' 교습비 외 필수결제 강제
공정위 조사·교육당국 단속에도 버젓이

서울 목동 학원가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2024.1.2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교습비는 한 달에 213만원이고 독서실비 포함이에요. 급식비, 교재비, 모의고사비도 별도이고 콘텐츠비는 계열별로 다르지만 월 50만원 이상 필수 결제하셔야 해요."

의과대학과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최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학원으로 유명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A학원에 재수종합반 수강료를 문의하자 학원 관계자는 이같이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의 A학원은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만점자를 배출하는 등 '실적'을 내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비싼 수강료를 감수하고 등록을 마다하지 않는 곳이다.

15일 학원가에 따르면 정시 최초합격자 등록이 마감되고 다음주 중으로 대형 재수학원들이 개강을 앞둔 가운데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콘텐츠(자료)비 '끼워팔기'로 교습비를 부풀려 받는 학원들의 행태는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원 교습비는 교육당국의 교습비 상한 규정에 따라 신고한 금액을 징수해야 한다. 그런데 A학원은 교육당국에 반드시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독서실비와 자체 개발한 주간 학습지 비용인 콘텐츠비를 교습비와 반드시 함께 결제하도록 하는 '끼워팔기'를 통해 교습비를 초과 징수하고 있었다.

A학원과 마찬가지로 재수생들이 선호하는 학원 중 하나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B학원도 교습비와 콘텐츠비를 별도 결제하도록 하고 있었다.

B학원이 웹사이트에 게시한 교습비와 독서실비는 월 199만원인데, 학원에 직접 문의한 결과 모의고사비·교재비·콘텐츠비는 따로 필수 결제해야 등록할 수 있었다. 이 학원도 최소 50만원 상당의 콘텐츠비를 매달 징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원들의 '끼워팔기'는 지난해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에 신고가 접수돼 교육부가 같은 해 7월 공정위에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사안이다. 같은 달 공정위는 교육부 요청을 받아 대형 입시학원 '끼워팔기'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지만 조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고, 학원들의 교습비 눈속임도 그대로인 상황이다.

학원의 '끼워팔기'는 공정거래법이 규정하는 불공정거래행위 중 '경쟁제한성'이 인정되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경쟁제한성은 한 사업자의 행위가 다른 사업자의 영업이나 경쟁 행위를 방해함으로써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뜻한다.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A학원의 지난해 '콘텐츠' 학습지들. 미처 다 풀지 못해 새 상품을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뉴스1 남해인 기자

콘텐츠비를 지불하며 강제로 구매한 학습지를 다 풀지 못해 애물단지가 되자 중고거래 시장에 되파는 경우가 많다.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전혀 풀지 않아 새것인 해당 학원의 학습지 매물이 쏟아진다.

강의비 외 부가 서비스 비용은 신고 대상인 교습비에 해당하지 않아 교육당국의 단속에서도 사각지대에 해당한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각 시·도교육청이 집중 점검 기간을 운영하며 단속에 나서기도 하지만 교습비 눈속임은 방치돼 왔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