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구도심 재개발 현장 찾은 오세훈…공공공간 확보 노력 '박차'

"한국에 기공되는 멋진 건축물 없어…'억지춘향격' 보존" 지적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도심 개발 현장인 콜 드롭스 야드와 킹스크로스역 일대를 방문, 이재혁 건축가로부터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 이재혁 건축가, 오세훈 서울시장,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서울시 제공)

(런던=뉴스1) 윤다정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민들을 위한 혁신적 공공 공간 조성을 위해 런던 구도심의 재개발 및 민간 건축물의 공공개방 현장을 잇따라 찾았다.

오 시장은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구도심 역세권을 성공적으로 활성화한 사례로 꼽히는 킹스크로스역과 콜 드롭스 야드, 시티오브런던 중심부에 개관한 리덴홀 빌딩 등을 방문했다.

킹스크로스 재개발 계획은 총 면적 27만㎡의 부지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화물 운송 감소로 쇠퇴한 지역을 업무, 주거, 상업, 문화시설 등 새로운 복합 랜드마크로 조성했다.

그중 '콜 드롭스 야드'는 과거 석탄 하적을 위한 창고로 사용되던 곳을 세계적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이 첨단 복합쇼핑몰로 리모델링한 사례다.

독특한 처마 아래 넓은 광장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구글 등 첨단 기업들이 입점하면서 새롭게 떠오르는 IT허브로 주목받고 있다.

오 시장은 지붕 두 개의 양쪽 처마 끝을 늘려 독특한 형태의 접점을 만든 '키스하는 지붕'을 언급하며 "아주 자연스럽게 잘 풀어낸 것 같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과거 석탄을 실어 나르던 운하가 물자용이 아닌 레저용으로 활용되고, 곡물창고가 있던 자리에는 런던 예술대학교(UAL)가 들어선 모습도 함께 들여다봤다.

그러면서 "한국 건축가들이 원래 있는 것을 살려야 한다는 강박으로 인해 보존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렇게 멋있는 공간이 있으면 리노베이트(새단장)가 된다"며 "한국에 멋진 건축물이 기공되는 것이 없어 억지춘향격으로 기형적 보존이 나오고 그 강박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세훈 시장이 13일(현지시간) 런던 리덴홀 마켓에서 로저스 스터크 하버+파트너스(RSHP) 관계자로부터 주변 건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존 맥엘건 RSHP 파트너, 오세훈 서울시장,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서울시 제공)

이어 시티오브런던 중심부에 2014년 개관한 '리덴홀 빌딩'도 시찰했다. 리덴홀 빌딩은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리처드 로저스가 설계한 건물이다.

특히 저층부 7개층 높이를 필로티 형태로 개방해 시민을 위한 전시·문화공연, 휴게 등 다목적 공간의 대규모 광장으로 조성했다. 여기에 런던 내 3대 광장인 '세인트 헬렌' 광장과의 연계성 확보로 탁 트인 저층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이것이 진짜 공개공지다.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남의 빌딩에 들어가는 것을 어렵게 생각한다"며 공공 공간 확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어느 도시나 특색이 있다. 꼭 보존해야 하고 중심지로 삼아야 할 건축이 있는데, 서울은 남산 등 경관을 가리면 안 되는 게 고려 요소"라며 "서울은 여러 지형지물을 중심으로 도시계획이 이뤄진 셈인데, 그런 고려를 어떻게 담아 도시계획을 하고 설계하는지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런던의 역세권 활성화 사례, 민간 건축물의 공공개방 사례를 바탕으로, 서울 도심 곳곳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공공 공간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민간개발 시 규제완화, 인센티브 등 다양한 정책을 지원하는 한편, 폐쇄적이고 단절된 도시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공공성을 한층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