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침해 신고 70% 교통법 위반, '취미·보복, 사례도…제도 개선 필요
19년 109만→22년 266만 건…공익신고 4년 만에 144% 증가
전문가 "공익신고제 악용 많아…대대적 정비 필요"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공익침해행위 신고는 매년 늘고 있지만 70%가 교통법규 위반으로 나타났다. 공익이 아닌 자신이 당한 신고에 보복하거나 개인적 목적을 위해 악용하는 사례도 많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경찰청이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공익침해행위 대상 법률 접수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공익 침해행위 사건은 총 266만7587건이 접수됐다. 전년 전체(246만)보다 약 20만건 늘어났다.
전국 일선 경찰서에 접수된 고소·고발,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경찰에 이첩한 사건들이다. 전체의 66%가 행정처분이지만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한 것은 10%에 불과했다. 5%는 종결 처리했다. 종결에는 혐의없음, 공소권 없음, 각하 등이 포함됐다.
공익침해행위는 공익 신고자 보호법이 정한 471개 법률 위반 행위를 말한다. 건강·공정한 경쟁·소비자 이익·안전·환경 및 이에 준하는 공익 등 크게 6개 분야로 나뉜다.
공익침해행위 신고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19년에 비해 2022년 11월 기준 공익침해행위 신고는 144% 폭증했다. 구체적으로 △2019년 109만116건 △2020년 179만3825건 △2021년 245만9355건이다.
◇ 도로교통법 관련 위반행위 신고 70~80% 차지…공익아닌 개인 이익 추구'
이런 급증에는 도로교통법 위반에 대한 공익 신고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권익위는 도로교통법 관련 위반행위는 종류가 다양하고 모바일 앱을 통해 손쉽게 신고할 수 있어 매년 전체 공익 신고에서 70~80%에 달하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도 공익침해행위의 대다수가 도로교통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은 운전자를 시민이 직접 신고할 수 있는 제도는 2013년 시작됐다. 안전한 교통문화 확립이 이유였다. 2015년부터는 경찰청 스마트 국민제보 앱으로도 신고가 가능해지며 활성화됐다. 공익신고제를 통해 차선을 바꿀 때 깜빡이를 켜지 않거나 잠시 주정차한 오토바 등 경미하거나 순간적인 위반 사례까지 신고 가능해졌다.
그러나 공익신고제를 악용해 돈을 뜯어내거나, 남을 비방하기 위해 신고를 하는 사람이 늘며 잡음을 빚고 있다. 또한 지난해 5월 '저는 취미로 교통법규 위반 신고하는 사람입니다'라는 게시물이 올라와 수백개의 칭찬 댓글이 달리는 등 취미로 신고하는 시민이 늘며 교통법규 위반 신고는 증가했다.
◇ "공익신고 남발하거나 방어용으로 사용…제도 본질에 어긋나"
최근 정치 사안과 관련한 공익침해행위 사건도 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공익 침해 행위에 해당 사항이 없더라도 타인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 신고하는 사람도 있다"며 "정치적인 사안에 대한 공익 신고도 있지만 대부분은 경험하지 않고 들은 것만으로 제보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공익신고제도가 당초 도입 취지와 달리 변질하는 경우도 있다"며 "법 제도를 악용해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하는 행위를 근절하도록 경찰 등 관계 당국이 대응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공익신고 보호와 더불어 악용하는 경우에는 제재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익신고제도를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도의 본질에 어긋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공익신고제도에는 무고, 명예훼손이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아니면 말고 식의 신고를 남발하거나 제도를 개인적 방어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공익신고제도는 교통법규 위반을 신고하라고 만든 제도가 아니라 내부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상황을 신고해서 실체적 진실을 밝혀나가는 취지"라며 "엉뚱하게 운영되는 제도의 본질을 바로잡는 대대적인 정비와 손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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