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명 사망 '이태원 참사' 서울시·용산구 관리책임 어디까지

전문가 "국가·지자체, 국민안전 지킬 의무…안이한 대응"
주최 없어도 안전관리 필요…CCTV·기지국 활용 의견도

서울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들이 지난 10월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박동해 윤다정 기자 = 핼러윈을 앞둔 토요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좁은 골목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최소 15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지자 서울시와 용산구, 경찰의 안전관리가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참사는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 지방자치단체의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다. 경찰 대응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강경 발언이 오히려 화를 더 키웠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교수는 1일 뉴스1과 통화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준비 미흡과 관련,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10만명이 넘는 대규모 행사임에도 사전에 안전관리 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고,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은 안이하게 접근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폭넓게 보면 국가와 지자체는 이런 행사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책임이 있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 교수는 "구체적으로 따져봤을 때 어떤 법률에 의해 책임이 있느냐는 좀 더 따져볼 문제"라며 "법에서 명확하게 규정이 되어 있는 것을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법의 처벌을 받는데, (주최자가 없는 행사였고) 법에서 정하지 않는 사항이기 때문에 어떤 의무로 봐야 할지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최자가 없는 행사의 안전관리 문제가 수면에 떠오르면서 정부는 안전관리 매뉴얼을 보강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과 만나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집단행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인파 사고 예방 안전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주최자가 없는 행사를 위한 안전관리 대책에 대해서도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0월3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분향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이번 참사와 관련, "사고 예방을 위한 경찰 인력 배치에 문제가 없었다"고 발언한 것이 오히려 화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긴급회의에서 이태원 압사 사고를 두고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던 건 아니다"라며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 장관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장관이 발언이라고 하기에는 경솔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던 이 장관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유감의 뜻을 표했다. 이 장관은 전날 행안부 출입 기자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국민들께 염려하실 수도 있는 발언을 하여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욱 사고수습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태원 사고 관련 현안보고' 전체회의에 출석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안전관리 매뉴얼 보강과 더불어 대규모 인파가 몰렸을 때 고성능 CCTV를 활용해 촘촘한 모니터링을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백동현 가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번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의 좁은 골목길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CCTV 성능을 고도화해 인원을 표집하는 방안을 활용해 볼 수 있다"며 "인원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경보가 울려 지방자치단체, 경찰, 소방 등에 전달되고 직후 인원 분산 조치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휴대전화 기지국 정보를 활용한 재난 사고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관련 행안부 관계자는 "기지국 정보의 공적 활용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며 "이를 위한 법적 기반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74조의3에 따르면 중대본부장과 지대본부장은 신속한 재난 대응을 위해 필요한 경우 재난 피해자에 대한 정보를 위치 정보 사업자 등에게 요청할수 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