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때리고 교사 협박 '공포의 익산 초등생' 母 "아들 맞다, 억울해" 두둔

A군 부친, 아들에 신고당해 접근금지명령…"이젠 신경 안 쓴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친구에게 발길질하고 교사에겐 욕설을 해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전북 익산의 초등생의 모친이 직접 입장을 전했다.

지난 21일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지난 5월 익산의 한 초등학교에 전학 온 A군의 상태를 고발하고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을 파헤쳤다.

A군은 등교 첫날부터 소란을 피웠다. 덩치가 가장 큰 아이에게 찾아가 "네가 이 반 짱이냐?"라며 서열 형성을 시도했다.

또 교사에게는 "XXX아. XXX야 하면서 나한테 달려왔잖아 XXX아"라며 거침없는 폭언을 쏟아내 학생과 담임을 당황하게 했다. 칠판에는 욕설을 적기도 했으며 "XXX 수업이나 해. XXX아 들어줄 테니까"라며 교권을 짓밟았다.

며칠 뒤에는 학급 친구를 폭행하기까지 했다. 수업 시간에도 행패는 멈추지 않았다. 갑자기 휴대전화에서 동영상을 틀거나 다른 아이들의 태블릿PC까지 빼앗아 음악을 틀기도 했다.

(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 뉴스1

이외에도 A군은 출석정지 처분이 내려지자 등교하는 아이들 앞을 막아서서 학년과 반을 일일이 물어보며 공포감을 조성했다. 이때 경찰이 출동하자 A군은 "지금 초등학생 한 명을 두고 경찰 두 명이 뭐하는 거냐"며 "내가 경찰 한 명 더 불러서 3대 1로 얘기해볼까?"라고 큰소리쳤다.

이 상황을 다 지켜본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어쩌다가 초등학교 5학년생이 저런 아이가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쟤는 무서운 게 없나? 좀 참담했다"며 "나중에 들어보니 학교에서 경찰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A군이 계속 경찰에 신고한 거였다"고 했다.

집에 돌아간 그는 맘카페에 학부모인 척 담임교사 비방 글을 쓰고 "내일 학교에 가겠다. 각오해라"라고 협박했다. 이에 교내에서는 갑작스러운 현장 학습을 떠나야 하기도 했고, 학부모들도 함께 공포에 떨었다.

A군의 근본적인 문제를 알기 위해 '실화탐사대' 측은 A군의 전 학교를 찾아갔다. 전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A군이 4학년 때 그의 아버지는 아동학대로 접근금지를 당했다.

당시 학교에 방문한 A군의 아버지가 아들의 건방진 행동에 교사가 보는 앞에서 아이를 때린 것이다. 그러자 A군은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해 접근금지명령을 받게 했고, 이후 아버지는 상처받아 더는 아들의 일에 신경 쓰지 않게 됐다.

(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 뉴스1

A군의 어머니는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주목하지 않는 게) 억울하다"며 "아이 기질 자체가 예민해서 말 한마디, 단어 하나하나 진짜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아들이 조금 더 맞다고 생각된다. 선생님께서 말을 막 하면 안 되지 않냐"고 아이 편을 들었다.

이와 관련 김태경 서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어머니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아이에 대한 통제감을 잃은 것"이라며 "'우리 아이가 문제가 있긴 해요. 하지만 그건 다 남 탓이에요'라는 논리를 계속 반복해서 전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머니는 '내 아이가 오히려 피해자'라는 얘기를 자꾸 하고 싶어하며 아이의 편을 들어주신다. 왜냐하면 아이의 편을 들어주면 적어도 아이가 본인은 공격하지 않으니까"라고 꼬집었다.

또 김 교수는 "도움을 아빠한테 청하는 게 일반적인데, 어머니는 혼자 해결할 능력도 없는 상태인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가 무기력해졌을 것"이라며 "아이는 가정 내에서 거의 방임되고 있다고 봐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25일 전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학교 측은 A군의 병원형 위(Wee)센터 입소를 결정했다. 단순 징계나 처벌보다는 심리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A군의 학부모는 학교 측의 위센터 입소 제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치료가 끝난 뒤 A군의 거취에 대해 학부모들의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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