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복지부 장관직이 '尹정부 뇌관'…연이은 후보자들 논란에 방역 '공백'

정호영 이어 김승희 향한 정치적 논란 거세질 듯
국회 원 구성 상황상 청문없이 임명강행 될 수도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 이후 지명된 김승희 후임 후보자 검증 절차를 고려하면 복지부 장관 공백은 한동안 길어질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의 초기 국정 동력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가 국회의원으로서 했던 발언들을 두고 지명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다만 국회의원을 지냈고 윤 대통령이 여성 몫으로 지명했다는 분위기상 결정적 한 방이 없으면 강행되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빠 찬스' 가니 '막말 정치인' 왔네"…야당 "정호영보다 더 문제"

'아빠 찬스' 등 각종 논란과 의혹에 휩싸였던 정호영 후보자는 정치권의 압박과 국민 여론을 받아들여 후보 임명 43일 만인 23일 스스로 사퇴했다. 권덕철 장관마저 25일 정식으로 퇴임하면서 복지부 장관은 공석이다.

복지부는 조규홍 1차관과 이기일 2차관 체제로 차질이 없도록 보건복지 업무를 수행 중이라고 했지만, 코로나19 대응부터 연금 개혁까지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 데다 원숭이두창 등 희소 감염병까지 각국에서 퍼지는 상황에서 장관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에 윤 대통령은 여성에 공정한 기회를 보장한다는 취지 아래,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을 지낸 김승희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지명했다. 그는 의약품 분야 기술관료 출신이지만 2016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뒤에는 강성 정치인 이미지가 형성됐다.

민주당은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정호영 후보자에 비해 비토 기류가 더 강한 모양새다. 김 후보자가 2019년 10월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치매 가능성을 암시하는 발언을 한 바 있어 '아빠 찬스' 가니 '막말 정치인' 왔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김 후보자가 2020년 5월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고 두 달 뒤인 그해 7월부터 2년 가까이 법무법인에서 근무한 이력도 논란이다. 해당 법무법인은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등 김 후보자 직무 관련 분야를 주력으로 맡고 있다. 이해충돌 소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후보자가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실거주하지 않는 이른바 '갭 투자'로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2주택자였던 후보자가 '공무원 특별공급'을 이용해 분양받고 1억원 넘는 차익을 거둔 뒤 매도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정쟁을 유발한 인물이고, 또 정호영 후보자로 인해 검증 기준이 높아졌다며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후보자로서 얼마나 부족한지 파헤쳐 보겠다"는 분위기다. 한 민주당 의원실은 "차라리 정호영 전 후보자가 낫다"고 꼬집었다.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과 설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 “대통령 주치의뿐만 아니라 복지부 장관도 대통령 기억력을 잘 챙겨야 한다"는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의 발언에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여당위원들은 “사과하라”고 지적하여 정회됐다. 2019.10.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낙마 쉽진 않아…청문회 없이 임명도 가능, 민주당 "파헤쳐보겠다"

그러나 이 같은 비토 기류에도 김 후보자 낙마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국회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또 결정적인 한 방이 있지 않은 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김 후보자가 청문회 없이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 이달 말이면 21대 국회 전반기가 마무리된다. 청문회는 국회에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뒤 20일 이내 마쳐야 하는데, 후반기 원 구성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

원 구성을 하는데 적게는 한 달, 길게는 석 달까지 걸리기도 해 민주당 관계자들은 청문조차 안 거치고 김 후보자가 임명될 여지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하반기 원 구성이 늦어지면 상임위도 꾸릴 수 없고, 청문회를 열 수도 없다.

상임위 구성이 안 된 채 인사청문회가 아닌 특별위원회 청문 가능성도 거론되나 장관 검증을 위한 특위가 꾸려진 전례가 없어 쉽지 않다. 과거 전재희 전 장관이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된 바 있는데 복지위 차원에서 사후 검증을 했지만, 청문회의 형태는 아니었다.

국회 복지위 소속 고영인 민주당 의원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후보자 관련 당내 기류에 대해 "(과거 발언만으로) 아직 부적격을 단정 지을 순 없다. 그러나 전문성은 후보자 전공만이 아니라 국민에 긍정적 효과를 주느냐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정책에 대한 통찰력, 미래 지향적인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등 여러 판단의 자질이 필요하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치매 관련 발언'만 봐도 함량 미달적 측면이 있지 않으냐. 여기서부터 제대로 한 번 파헤쳐 볼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