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시위 고소전 경찰 수사 시작…갈등 해소 실마리될까
3월 말부터 고소·고발인 조사…반대 단체도 출석
"오히려 반대정서 자극할수도" 우려도
- 김진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정례 수요시위 집회 장소를 놓고 약 6개월 동안 이어진 갈등이 결국 경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경찰이 단체 간 고소·고발전 수사에 착수하면서 매주 반복됐던 갈등이 해소될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등 7개 피해자 지원단체 측 법률대리인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관련 수사에 나섰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 5일 종로서에 출석해 약 2시간 동안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이 할머니와 피해자 지원단체는 지난달 16일 종로서에 수요시위 반대 단체 관계자들에 대한 고소·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들이 지난 30년간 수요시위가 열렸던 수송동 평화의 소녀상 주변 장소를 선점하는 방식으로 수요시위 개최를 방해하고, 반대 집회에서 위안부 피해자와 수요시위 참석자를 모욕했다는 주장에서다.
이 할머니는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 등을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피해자 지원단체는 이들에 더해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등 10여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집시법)상 집회방해,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김병헌 대표도 수요시위 반대 단체들로 구성된 '위안부사기청산연대'의 맞고소 건으로 이달 초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위안부사기청산연대는 지난달 피해자 지원단체들이 자신들을 '극우'라고 표현한 점을 문제 삼고 정의연 사무총장을 명예훼손 및 모욕으로 고소했다. 김 대표는 "내주 중 피고소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요 집회 관계자 사이에선 집회 장소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 외에도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집회 방해 혐의가 인정되면 그간 소요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있겠지만, 이 같은 결과가 안정적인 수요시위 개최로 이어질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요 집회 반대 단체를 더욱더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신자유연대와 위안부법폐지행동은 지난 22일 반대 단체가 먼저 집회를 신고한 소녀상 앞에서 집회를 이어간 반일행동과 정의연을 집회방해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실제 매주 수요시위가 열릴 때마다 갈등은 심해지는 양상이다. 반대 단체의 집회 장소 선점은 지난 2020년 처음 시작될 당시에만 해도 일시적이었으나, 지난해 11월 이후 장기화하고 있다.
수요 집회는 지난해 11월 첫째 주 집회 당시 소녀상 주변에서 밀려나는 데 그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는 일대 골목에서 밀려나고 있다. 급기야 지난 20일에는 반대 단체들이 일대 골목의 집회 장소 곳곳을 선점하면서 수요시위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지기도 했다.
수요 집회 관계단체들은 이와 같은 상황이 '역사성 훼손'이 될 수 있다며 경찰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정의연은 지난 20일 제1540차 시위에서는 "경찰은 즉각 정의연이 요청한 시위 시간과 장소 분할, 허위신고 조치를 실시해 수요시위 보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 역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경찰은 특정 장소에 먼저 집회를 신고한 단체에 개최 우선권을 보장하고 있는 까닭이다. 수요 집회 반대 단체 측은 집시법상 사전신고가 가능한 한 달 전부터 종로서 앞에서 밤샘 대기를 하며 소녀상 주변에 1순위로 집회를 신고하고 있다.
한 수요 집회 반대 단체 관계자는 "소녀상 옆에서 집회하고 싶으면 가장 먼저 와서 신청하면 된다"며 "오래됐다는 이유로 (늦게 신고해도) 자리를 달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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