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투표소 없애고 비밀보장 투표함 둬야…대책 부실하면 불복 가능성"
본투표일 확진·격리자 장시간 대기 가능성…건강 악화 우려도
- 김진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에서 불거진 '관리 부실'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9일 본투표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지난 5일 오후 진행된 코로나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관리가 부실했다는 논란은 △직접·비밀투표 원칙 위배 △일부 임시기표소 내 참관인 부재·본인 확인 미흡 △투표소 내외부 방역 문제 등으로 요약된다.
◇중앙선관위 임시투표소 중단 검토…"운영 시 동선 등 확인 가능해야"
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직접·비밀투표 원칙 위배 및 참관인 부재 논란은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검토 중인 '임시기표소 운영 중단'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일 주요 논란들은 확진·격리자들의 투표용지를 배부·회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확진·격리자들이 별도 임시기표소에서 투표한 뒤 투표용지를 봉투에 넣으면 투표사무원이 봉투를 수거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었다.
공직선거법 제151조 2항의 '1투표소 1투표함' 원칙에 따른 것이지만 직접투표 원칙을 위배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수량이 한정된 봉투가 수거·재배부되는 과정에서 이미 기표된 투표용지가 미처 회수되지 못하고 타인에게 노출돼 비밀투표 원칙에 반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일 부산 연제구의 한 사전투표소에서만 확진·격리자 6명이 기표된 투표용지를 받았는데 이들 표는 타인에게 노출됐음에도 유효표로 처리됐다.
이와 관련해 중앙선관위는 본투표 당일 임시기표소를 없애고 확진·격리자들도 직접 일반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대안 중 하나로 검토 중이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오전 개최한 긴급 회의에서 본투표 계획을 정해 밝힐 예정이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논란은 중앙선관위가 임시기표소에서 기표된 투표용지를 본투표함이 아닌 투표함에 넣는 행위를 투표로 보지 않아서 생긴 문제"라며 "임시기표소를 없애면 직접·비밀투표 논란이 해소된다"고 주장했다.
승 연구위원은 이어 "임시기표소를 그대로 운영한다면 개표 시까지 비밀보장이 가능한 투표함을 마련하고 본투표함까지 투표용지를 옮길 때 동선을 폐쇄회로(CC)TV 등으로 확인 가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본인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가 중요할 것"이라며 "영향에 따라서는 선거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본투표일도 장시간 대기 우려…"별도 대기 공간 마련해야"
임시기표소에서 여러 확진·격리자들을 거친 봉투가 재사용됐다는 점에서 감염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왔다. 투표사무원이 봉투를 수거하고 재배부하는 과정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그를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확진·격리자의 투표 대기 시간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확진·격리자 사전투표는 5일 오후 5~6시 투표소에 도착한 이들에 한해 이뤄졌는데 일반 유권자 투표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데다 많은 인원이 몰려 추운 날씨에 야외 대기가 길어지면서 건강 악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실제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사전투표소에서는 장시간 대기한 확진자가 쓰러지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가 본투표일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임시기표소가 사라질 경우 일반 유권자가 모두 투표를 마칠 때까지 확진·격리자 투표가 어려워 대기가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공직선거법상 격리자 등은 오후 6시부터 7시30분까지 투표소에 도착했을 시 투표할 수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통화에서 "(날씨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확진·격리자에게는 번호표를 나눠주고 별도 대기 공간에 머무르도록 해야 한다"며 "장시간 대기가 예상되는 만큼 사전투표 때 미리 대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확진·격리자들을 거친 봉투를 재활용하고 사무원 1명이 (여러 명으로부터) 봉투를 받고 나눠주는 게 오히려 감염을 조장할 수 있다"며 "방역학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soho090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