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②백신만으론 안심 못해…먹는 약, 게임체인저 될까

백신 도입 당시 '집단면역' 기대감, 변이 출현으로 물거품
먹는 치료제에 백신, 방역패스 등 병행해야 '일상회복' 기대

편집자주 ...2020년 1월20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누적 확진자 수는 70만명을 넘어섰고, 하루 3000~4000명의 환자와 수십명의 사망자가 생겨나고 있다. 예방 백신이 개발되고 먹는 치료제도 나왔지만 진화를 거듭하는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에 우리의 앞길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 전쟁의 끝은 언제쯤일까.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지난 10월28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2021.10.2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지난해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정부는 '집단면역'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백신 접종으로 많은 인구가 면역력을 갖게 되면 유행 자체가 멈춘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11월 집단면역을 자신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집단면역' 발언이 쏙 들어갔다. 변이 바이러스 유행에 따라 백신 효과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미 전국민의 80% 이상, 성인 기준으로는 90% 이상 접종을 마쳤지만, 유행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도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도입된 먹는 치료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 게임체인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문 대통령도 자신한 '집단면역', 변이 출현에 물거품

국내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2월26일이다. 요양병원·시설 등을 고령층·취약층을 우선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실시했다.

백신 도입 선도국가로 평가되는 이스라엘·영국·미국 등이 2020년 12월 접종을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두어달 가량 늦었지만,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출발도 늦었고, 접종 초기에는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등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코로나19가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전국민의 접종률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렸다.

특히 50대 이하 청장년층 접종이 시작되고, 백신 물량도 충분히 들어오기 시작했던 7월말, 1차 접종률은 14~15% 수준에서 두달만인 9월말 50% 선을 넘어섰다. 10월말에는 75%대 접종률을 보였다. 세달만에 접종률이 60%가 뛰어올랐다.

정부는 접종률을 근거로 한국형 위드코로나인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했다. 당시에는 접종률 70%, 80%, 85% 등으로 위드코로나를 고려하기도 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지난해 10월14일 브리핑에서 "접종완료율이 85%가 되면 집단면역은 대략 80%에 이르게 되고, 그렇게 되면 델타 변이조차도 이론적으로는 마스크 없이, 집합금지 없이, 영업금지·제한 없이도 이겨낼 수 있다는 이론적 토대가 된다"고 밝혔다.

18일 0시 기준 2차 접종률은 전국민 대비 84.9%로, 19일 0시 기준으로는 85%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성인 기준으로 보면 2차 접종률은 95%를 기록했다.

◇효과 짧은 백신·변이의 회피력…3차 접종·방역패스에 거부감

그러나 생각보다 백신 효과는 짧았고, 변이 바이러스에 백신 회피력은 우려 이상이었다.

8월 백신 접종률은 계속 올라갔지만, 7월 1000명선으로 올라선 확진자 규모는 여전히 네자릿수를 유지했다. 정부는 높아진 접종률을 근거로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했지만, 예상했던 확진자 폭증과 함께 위중증 환자도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전에는 확진자는 1000~2000명선이었지만 11월 이후 3000~5000명선으로 올라섰고, 12월15일에는 7848명으로 역대 최다 확진자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는 10월 300명선을 유지했지만 11월 들어서면서 600명대, 12월29일에는 1151명까지 올라왔다.

11월부터 1월18일까지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누적 3529명으로, 국내 코로나19 누적 사망 기록인 6378명의 절반을 넘었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사망한 숫자가 이전 누적 사망자보다 많은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2월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한 고령층의 백신 효과가 감소했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 등으로 백신 효과가 상쇄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난해 8월18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집단면역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 것이 적절한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당초 기본접종 완료로 부르던 2차 접종도 다시 2차 접종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새롭게 등장한 오미크론 변이는 2차까지 접종으로 막아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 두번의 접종은 의미가 없다"며 "3차 접종률이 지표가 돼야 한다"고 봤다. 정부도 '부스터샷'으로 불리던 3차 접종을 모든 성인 연령층으로, 접종 완료 후 3개월 이후로 확대했다.

다만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들은 불만이 크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4차, 5차, 6차 등 끝없이 접종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3차를 '부스터샷'으로 부르면 4차는 '파이널샷', 5차는 '피니쉬샷' 6차는 디엔드샷'이라는 식으로 자조섞인 농담도 나온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둘러싼 저항도 거세다. 정부는 미접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국민들은 접종을 강제하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마트·백화점, 학원 및 독서실 등의 방역패스 적용은 법원 판결로 효력이 정지되면서 전국의 방역패스를 해제했고, 청소년 방역패스도 여전히 정지된 상태다. 현재 방역패스 관련 행정소송은 5건, 헌법소원은 4건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고령층에 대한 3차 접종 집중 실시로 60세 이상의 3차 접종률은 18일 기준 83.6%로 올라왔지만, 인구 전체로 보면 46.3%에 머물러 있다. 일각에서는 방역패스 유효기간인 180일까지 최대한 미루겠다는 의견도 많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먹는 치료제 대중화 되면 '일상회복' 기대…"2개월 걸리지 않을 것"

전문가들은 3차 접종에 대한 권고와 더불어 새롭게 도입된 먹는 치료제를 적절히 사용하면서 위중증·사망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델타 변이보다 2~3배 전파력은 높지만 중증화율이 델타보다 4분의1 수준이라는 점도 불행 중 다행스러운 점이다.

지난 14일 처음 처방이 시작된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16일까지 전국에서 39명이 처방·투약했다. 정부는 이들 중 대다수가 투약 전에 비해 증상 호전을 보였다고 밝혔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오미크론 확진자가 몇만명이 나와도 대부분 재택치료로 해결이 되고, 먹는 치료제가 상당 부분 들어오면 굳이 방역을 강화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며 "오미크론 확산을 연착륙하면 아주 나쁜 상황만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현재는 먹는 치료제를 물량 등의 이유로 65세 이상, 면역저하자 등으로 한정해 처방하고 있지만 정부는 공급 상황이 나아지면 대상 확대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으로 중증 전환이 가능한 경증·중등증 성인 및 소아(12세 이상, 40㎏ 이상) 확진자를 대상으로 긴급사용승인했다. 과거 타미플루처럼 대중적 처방이 가능해지면 일상회복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12일 오미크론 관련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 변이주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마지막 고비라고 생각한다. (종식까지) 2개월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