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이지, 우울증 신약 약효 입증에도 부작용 우려로 시총 9000억 증발

'주라놀론' 졸음·현기증 빈도 위약대비 5~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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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센추리=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다국적제약사 바이오젠(Biogen Inc.)과 미국 세이지 테라퓨틱스(Sage Therapeutics Inc.)에서 개발한 우울증 치료제가 임상시험에서 효능을 확인했음에도 해당 물질의 약효에 비해 부작용 발생 빈도가 높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시가총액이 9000억 넘게 줄어들었다.

18일 미국 바이오센추리는 세이지와 파트너인 바이오젠은 신경 활성 스테로이드 GABA-A 수용체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 '주라놀론(SAGE-217)'의 주요 우울장애를 대상으로 한 임상3상(WATERFALL)에서 2주간 치료 효과를 보이며 주요 효능평가 기준을 충족했다고 전했다.

양사가 지난 15일 공개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주요 우울장애를 가진 환자 543명을 대상으로 주라놀론 50밀리그램(mg)을 투약한 결과 우울증 정도를 평가하는 주요 평가도구인 해밀턴 우울증 척도(HAMD-17) 측정 결과, 우울증 증상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후 치료 효과가 줄어들면서 주라놀론 투약군에서 졸음 및 현기증을 호소하는 참가자들의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세이지 주가가 14.06달러(약 1만5880원) 하락한 58.8달러(약 6만6414원)를 기록하면서 시가총액이 8억달러(약 9036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앞서 세이지는 지난 2019년 12월 공개한 임상3상(MOUNTAIN)에서는 주라놀론 30mg을 시험했었다. 바이오센추리에 따르면 당시에는 주라놀론 투약군 중 5.7%만이 현기증을 경험한 반면 위약군에서는 3.7%만이 현기증을 겪었다. 졸음의 경우 주라놀론 투약군과 위약군이 각각 6.8%대 4.2%였다.

반면 50mg을 투약한 이번 WATERFALL 연구에선 부작용 비율이 더 높았다. 현기증의 경우 주라놀론 투약군과 위약군에서의 비율이 13.8%대 2.2% 였으며 졸음은 15.3%대 3%였다. 이번 임상3상에서는 부작용으로 인해 임상시험을 중단한 사례도 더 많았다.

약효의 경우 투약 3일째부터 HAMD-17 결과에서 치료 효과가 관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위약과 분리하는 과정에서 효과가 일부 줄어든 것이 나타났으며 투약 42일째부터는 약효가 더 이상 유의미하지 않았다.

다만 세이지 측은 투약 15일 후 반응이 있던 환자의 경우 42일에 HAMD-17 기준 개선 정도가 86.1%를 유지했으며 다른 평가 기준인 몽고메리 우울척도(MADRS)에 따라 반응한 한 환자에서도 유사한 수준의 개선 상태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젠은 지난 2020년 미국 외 시장에서 세이지에 주라놀론과 SAGE-324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며 계약금 15억달러(약 1조 6942억원)를 선불로 지급했다. 양사는 또한 미국 시장 내 이익과 비용을 똑같이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바이오센추리는 이번 WATERFALL 임상시험 외에 추가로 2건의 임상3상이 진행 중이며 오는 연말까지 결과가 공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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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s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