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쉬운 우리말] ‘노쇼’를 한마디로 설명하면? ‘예약부도’

(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노쇼 → 예약 부도
‘노쇼'(no-show)는, 외식, 항공, 호텔 업계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예약을 했지만 취소 연락 없이 예약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손님을 뜻합니다. 코로나19 백신이 나온 후엔 접종을 받기로 예약을 해놓고 나타나지 않아서 ‘노쇼 백신’이란 표현도 새로 등장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노쇼’를 ‘예약 부도’(豫約 不渡)로 순화해서 쓰자고 권고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각종 업계는 노쇼로 인해 큰 손해를 입었으며 특히 소규모로 운영되는 식당은 노쇼로 인해 가게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이에 예약을 하고 방문하지 않는 손님에게 위약금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2월 28일부터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시행했습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소비자가 예약시간 1시간 전에 예약을 취소하거나 취소하지 않고 식당에 오지 않으면 예약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 펜트하우스 → 하늘채
요즘 TV 드라마 ‘펜트하우스’ 인기가 대단합니다. 4월 초에 끝난 ‘펜트하우스2’는 29.2%라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펜트하우스’(penthouse)는 영어사전에 ‘고층 건물 맨 위층에 자리한 고급 아파트’라고 나옵니다.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펜트하우스 가격은 일반 국민들이 혀를 내두를 만큼 비쌉니다.
'펜트하우스'의 국립국어원 순화어는 ‘하늘채’입니다. 하늘과 가까운 초호화 주택이 눈에 그려지는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펜트하우스’는 14세기에 처음 등장한 단어입니다. ‘붙어 있다’는 뜻의 라틴어 'appendere'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단어가 ‘부속품’을 뜻하는 프랑스 고어 'apentis'로 발전했습니다. 중세 영어에서는 ‘a’가 떨어져 나가 ‘pentis’가 되고 중세영어 ‘pentis’가 현대영어로 넘어오면서 ‘pent’가 됩니다. 이 ‘pent’가 ‘house’와 결합해 현재의 ‘penthouse’가 됐습니다.
◇ 블랙박스 → 운행기록장치
뉴스를 보면 교통사고 장면엔 항상 자동차의 블랙박스 화면이 등장합니다. ‘블랙박스’(black box)를 사전에 찾아보면 ‘비행기나 차량 따위에 비치하는 비행 또는 주행 자료 자동 기록 장치’라고 나옵니다.
국립국어원은 블랙박스를 ‘운행기록장치’라고 순화해서 쓰라고 권합니다.
‘블랙박스’의 어원은 물리학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장치나 회로를 사용한 실험에서 회로의 작동원리보다 원인에 대한 결과만 확실히 알 수 있도록 만든 장치나 회로를 일컫습니다. 항공기의 블랙박스도 기계의 작동원리보다는 기계가 기록해 놓은 비행기록이나 조종실 안에서 오고 간 대화의 내용이 중요하다는 점이 물리학에서 말하는 블랙박스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블랙박스’라는 이름이 유래됐습니다. 한편으로 ‘블랙’은 ‘비밀’이란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kht@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