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민의 #]'돔황챠' '경주마' 신조어 모르는 '#코린이' 라면

온라인 익숙한 젊은 가상화폐 투자자 중심으로 신조어 탄생
심상정·김문수 등 정치인 이름도 코인 신조어·유행에 등장

편집자주 ...샤프가 아니라 해시태그(#)입니다. 모바일 세상 속 멋지고 핫한 것들은 모두 해시태그가 됩니다. 해시태그를 보면 최신 유행, 패션, 음식부터 사회적 경향성이나 캠페인을 모두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어떤 해시태그가 주목받고 있는지, 우리 사회에 족적을 남긴 해시태그는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합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오늘 시세가 심상정한데" "대곰탕이 왔다, 돔황챠" "경주마 찍었더니 돈복사했네"

최근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가상화폐 관련 신조어들이 여럿 생겨나고 있다. 온라인 활동에 익숙한 젊은 투자자들은 온라인에서 신조어를 활용해 놀이하듯 서로 투자 이야기를 나눈다.

인스타그램 #코린이 검색 결과 ⓒ 뉴스1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초보자들은 '코린이'라고 부른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해 이익을 본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뒤늦게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든 코린이들이 늘고 있다. 코린이는 코인과 어린이를 합성한 단어다. 인스타그램에서 '#코린이'를 검색하면 1만6000여개의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최근 어린이를 뜻하는 '-린이'는 다양한 분야에서 '초보자'를 지칭하고 있다. 예를 들어 헬스 초보자는 '헬린이', 주식 초보자는 '주린이'다. 하지만 아동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이 같은 표현이 "어린이를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보는 차별의 언어"라며 "더 이상 사용하지 말자"고 촉구한 바 있다.

4월28일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고객센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다중노출 촬영) 2021.4.2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돈복사'라는 신조어도 흔하게 쓰이는 표현이다. 돈이 복사되는 것처럼 수익이 많이 난다는 것이다. 이 표현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한 이용자가 미국 주식에 대해 "돈을 넣어두면 자동으로 돈이 더 생긴다. 한 마디로 돈이 복사가 된다"고 말한 데에서 유래됐다.

사람들은 미국 주식뿐만 아니라 국내 주식, 가상화폐 등에서 이익을 볼 때 돈복사라고 표현한다. 비슷한 표현으로는 '돈복사버그' '돈복사기'가 있다. 반대로 손실을 볼 때는 '돈삭제' '돈파쇄' 등의 반대말을 사용한다.

'돔황챠'라는 표현은 특히 가상화폐 시장에서 흔하게 쓰인다. '도망쳐'라는 말을 우스꽝스럽게 바꾼 것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악재가 생겼거나 가격이 조금만 떨어져도 호들갑을 떨거나 패닉셀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함께 쓰이는 말로는 대공황을 뜻하는 '대곰황' '대구탕'이 있다. "대구탕이니 돔황챠"라고 한다면 "대공황이 왔으니 코인을 팔아라"는 뜻이 된다. 돔황챠의 반대말로는 2017~2018년 가상화폐 투자 열풍 당시 유행한 '가즈아'가 있다. 가격 상승을 기원하는 표현이다.

가상화폐 투자자라면 "경주마를 공략하라" 혹은 "경주마를 조심하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경주마란 세력이나 호재의 영향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종목을 뜻한다.

거래소 개장시간에는 가격이 초기화되기 때문에 가격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때 가격이 유독 급등하는 종목을 경주마라고 일컫기도 한다. 거래소 개장시간은 '경마시간'이라고 말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언급하며 가격 급등락을 반복한 '도지코인' 관련 신조어도 많이 생겨났다. 도지코인의 탄생과 가격 상승 배경이 다른 가상화폐에 비해 독특하다 보니 그만큼 이목도 집중되고 관련 언급도 많다.

도지코인과 관련해 난데없이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2011년 '도지사 사건'이 소환됐다. 당시 김 전 지사는 소방서에 전화를 걸어 "내가 도지사인데 이름이 누구요?" "아니 내가 지금 도지사라는데 그게 안 들려요?"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요즘 네티즌들은 김 전 지사의 발언을 가져와 '10년 전 소방서에 전화를 걸어 도지코인을 최저점에 매수하라(도지사라는데)고 친절하게 조언한 것'이라고 풍자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이름도 가상화폐 시장 신조어로 떠올랐다. 가격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을 때 '심상정하다'고 표현한다. 심상치 않다는 단어와 심 의원의 이름이 비슷한 데서 유래된 언어유희다.

heming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