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우파 아이돌' 전광훈 '개신교 퇴출' 실효성 있을까?
개신교계 "극우 정치이념에 근본주의 결합…이단 옹호자"
코로나19 사태로 되레 교세 확장 '전광훈 팬덤' 강화
- 심언기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극보수 집회를 주도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초래해 물의를 빚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개신교 퇴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전 목사의 독자적 목회 활동까지는 막을 수 없어 실효성은 의문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는 지난 24일 '코로나19 재확산에 즈음하여' 성명을 통해 "한국교회는 즉각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 절연을 선언하고, 그를 교계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신교계의 이같은 강경 입장발표는 정교분리 원칙을 넘어서 극보수와 결합한 전 목사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재확산의 기폭제가 된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의 집단 감염과 방역방해 행위에 개신교 전체가 싸잡아 비판받는 상황 속에서 분명한 선을 긋는 조치로 풀이된다.
기장 총회는 "극우적 정치이념과 근본주의적 믿음이 결합한 것"이라며 전 목사를 사실상 이단으로 규정지었다. 이어 "분단체제에서 화해의 가교가 돼야 할 교회가 대결과 증오를 부추겼다"며 "극단적 혐오와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고도 질타했다.
기장 총회는 "급기야 '전광훈 현상'은 이 엄중한 시기에 국가적 방역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었다"며 "사랑제일교회발 확진자만 800명이 넘어섰음에도 '바이러스 테러다' '확진자 조작이다' 등의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병원을 탈출하는 등 일반적 상식과 규범마저 무너뜨렸다"고 개탄했다.
개신교계 주요 종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이단대책위원회는 같은날 전 목사를 이단 옹호자로 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신 교단은 오는 9월 총회에서 전 목사의 이단 여부를 판단하는 안건을 상정,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 교단은 전 목사를 면직 및 제명 처분한 바 있다. 개신교계의 이단 규정은 각 교단별로 이뤄지는데 오는 9~10월 주요 교단 총회에서 전 목사의 이단 여부를 판단하는 논의가 잇따를 전망이다.
개신교 주요 교단들의 이단 규정이 잇따를 경우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측은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단' 규정의 충격으로 사랑제일교회 교인들 사이에서 이탈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전 목사의 목회 활동에 대한 규제까지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징적 조치인 만큼 실효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전 목사를 추종하는 교인들을 중심으로 똘똘 뭉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사랑제일교회가 전국적으로 성세를 떨친데는 '교회 우파의 아이돌'로 불리는 전 목사 개인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작용했다. 사랑제일교회 신도수 급증도 오히려 코로나19 사태 이후였다.
박중섭 사랑제일교회 부목사는 "코로나19 이후 문을 닫은 교회가 늘어났는데, 그때 사랑제일교회는 예배를 정상적으로 진행했다"라며 "이때부터 기존 신도가 아닌 분들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 전국에서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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