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삐라]CD롬 사라진 南, SD리더기 드문 北에…"참, 의미없다"

기술 변화따라 심리전 전단 변화…발전 수준 차이 탓 엇박자
'진짜 용된 대한민국' 책자 보내봤자…바람 탓 대부분 '불시착'

23일 오전 10시15분께 강원 홍천군 서면 일원에서 탈북단체가 보낸 대북전단 살포 풍선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홍천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경위를 파악 중이다. (독자 제공) /뉴스1 ⓒ News1 박하림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대북전단(삐라)'을 두고 남북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2일, 인터넷 커뮤니티엔 삐라 관련해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북한이 뿌린 것으로 추정되는 체제 선전 시디(CD)가 담겨있었다. 댓글에는 '보고 싶어도 CD롬이 없어 볼 수가 없다', 'QR코드로 주지' 등의 조롱 섞인 반응이 나왔다.

그렇다면 남측의 삐라는 어떨까. 대표적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회원 6명이 지난 22일 북측에 뿌렸다는 삐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들은 '6·25 차상의 진실' 삐라 50만장과 소책자 '진짜 용된 나라 대한민국' 500권, 1달러 지폐 2000장, SD카드 1000개를 20개의 대형풍선에 담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6·25전쟁 70주년을 맞이한 2020년 아직도 삐라는 20세기의 모습이다. 이에 삐라 살포에 대한 근본적인 효과에 대한 의문이 곳곳에서 제기되는 모습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2일 "21세기 스마트 시기에 1970년에나 있던 삐라를 살포한다는 건 전혀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무익하고 위험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대북 전단이 바람을 타고 북한 땅까지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마저도 철저한 교육으로 인해 수거조차도 손이 아닌 집게로 할 정도 삐라를 꺼린다고 한다.

이번 자유북한운동연합의 삐라도 강원 홍천에서 발견됐고, 실제 북한 땅으로 간 것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전단을 최근 DVD, USB로 보낸다곤 하지만 이를 북한 주민이 실제 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효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지난 1999년 탈북한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삐라가 탈북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김종대 정의당 한반도평화본부장은 지난 24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삐라를 단순히 종이 쪼가리로 생각하는 것은 매우 안이한 생각"이라며 "지금까지 남북관계가 그렇지 않았다. 심리전이 무력충돌로 이어지는 경험도 여러 차례"라고 지적했다.

이번 개성공단 공동연락사무소의 폭파도 발단은 삐라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하하는 내용이 북측에는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기에 삐라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북한에서도 정보에 대한 접근이 수월해지고 한국 드라마나 방송 등을 통해 한국 사회를 이미 알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삐라로 발단이 된 남북 긴장 갈등은 김 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 지시로 일시 완화됐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북전단 금지 법안'을 최우선 입법 과제로 추진 중이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