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성공은 시민의 공, 잘못은 시장 탓"

美 샌프란시스코 시장 만나 시정철학 밝혀
양 도시 공통 '주택문제' 논의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후 4시30분(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런던 브리드(London Breed) 시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서울시 제공) ⓒ 뉴스1

(샌프란시스코=뉴스1) 이헌일 기자 = 미국을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공을 이루거나 업적을 쌓는 것은 시민의 공이고 잘못은 시장의 탓"이라는 철학을 밝혔다.

박 시장은 9일 오후 4시30분(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런던 브리드(London Breed) 시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브리드 시장이 "도시 시장을 만나면 기쁘다. 시장으로서 느낄 수 있는 도전과제,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다. 시장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고, 모든 잘못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하고, 늘 비판을 받는다"고 말하자 박 시장도 이같이 동감을 표했다.

또 박 시장은 "어려움이 많을수록 할 게 많다는 점은 행복하다"며 "어디든 언제든 민원과 불평은 많지만 그만큼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은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문제, 일자리, 모두 시장의 업무고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두 시장은 공통과제인 주택문제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눴다.

브리드 시장이 "1년 반 정도 도시를 이끌고 있는데 그동안 저렴한 공공주택을 만들기 위해 10억달러를 투자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자, 박 시장도 "서울도 지금 공공주택을 더 제공하려고 한다. 5만쌍이 결혼을 하면 그 중 2만5000쌍에게 대출이자 지원이나 임대주택 제공 지원을 해준다"고 소개했다.

박 시장은 브리드 시장에게 "실리콘밸리의 많은 사람들이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살고 있다고 들었다"며 "그럼 이런 것들로 재정이 어느 정도 충당될 것 같은데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에 브리드 시장은 "실리콘밸리에 근무하는 여러 사람들이 샌프란 다운타운에 살고 있지만 재테크 붐이 일었을 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주택 제공이 감당이 안됐다"며 "공간부족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해 집값이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가 매우 호황이고, 실업률이 거의 0%며 시 예산이 역대 최고수준"이라며 "그러나 여전히 아까 말한 가난 문제, 노숙자 문제, 주택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하는, 레스토랑이나 버스기사나 시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시내에 집을 못 구하기 때문에 장시간 걸려 출퇴근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주변에 노숙자가 많은데 정신건강, 마약중독, 경제적 어려움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도전과제"라고 토로했다.

화기애애한 대화도 오갔다. 브리드 시장이 "좋은 레스토랑이 많으니 가보라"고 권하자 박 시장은 "계속 버스에서 밥을 먹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박 시장은 "디지털시장실을 꼭 보여주고 싶다"며 브리드 시장을 서울로 초청했다.

hone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