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들 "학생들의 교수 연구실 점거, 반지성적 행동"

학생들, '성추행 혐의' 교수 연구실 점거 후 학생공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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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진이 '성추행 의혹'을 받고있는 서문학과 A교수 연구실을 점거하고 있는 학생들을 향해 "반지성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4일 서울대학교 A교수 사건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특위)에 따르면 서문과 교수진은 3일 A교수 연구실 앞에 '서어서문학과 연구실 점거 사태에 대한 입장문'을 내걸고 "A교수 연구실의 잠금장치를 부수고 내부로 진입해 점거한 사태와 관련, 학과 교수들은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A교수에 대한 학내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고 또한 피해자가 A교수를 형사 고소한 상황에서 그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교수 연구실을 불법 점거해 학생들의 공간이라고 선언하는 것은 반지성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법점거는 서어서문학과 교수와 강사 및 대학원생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인권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학생대표들의 활동이 학내 다른 구성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상황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점거를 철회하고 지성인다운 방식으로 A교수 사건에 임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와 특위는 지난 2일 서울대 인문대 3동에 있는 A교수 연구실을 점거하면서 "A교수의 공간이 없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학교에 학생들과 A교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문대 학생회는 A교수의 연구실을 학생 공간으로 전환하겠다면서 A교수의 파면 결정이 날 때까지 점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2일부터 학생들은 교대로 A교수실을 지키고 있다.

A교수의 성폭력 행위는 지난 2월6일 서문과 졸업생이 재학기간 중 A교수에 의해 자행된 갑질과 성폭력을 고발하는 기명 대자보를 부착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피해 학생의 신고로 인권센터에서 중징계 권고를 받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현재 A교수는 직위 해제 상태로 강의에서 배제됐다.

성추행 피해자는 지난달 서울중앙지검에 A교수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서울대 학생 1800여명이 A교수의 파면과 교원징계규정 제정, 학생의 징계위원회 참여 등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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