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중심 노년 성매수 피해자 사진 유포…"신속한 처벌을"
'남초 커뮤니티' 중심으로 성적 모욕 게시물 '일파만파'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 등지를 중심으로 일명 '박카스 할머니'라 불리는 노인 성매수 피해자들의 사진이 광범위하게 유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일베 이용자는 지난 22일 오후 '32살 일게이 용돈 아껴서 74살 바카스 할매 X고 왔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한 노년 여성의 얼굴은 물론 성기까지 그대로 노출된 나체 사진이 4장 첨부돼 있었다.
'박카스 할머니(아줌마)'는 서울 종묘공원 일대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하는 중·노년 여성을 일컫는 말이다. 대체로 빈곤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성매매를 해야만 하는 처지에 내몰린 경우가 많다.
24일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그러나 일베는 물론,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갤러리 등을 비롯한 일명 '남초 커뮤니티'에는 게시물에 언급된 여성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내용의 글이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사이트 이용자들은 이 여성의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변형·합성한 이모티콘을 만든 뒤 '할카스콘'이라는 이름을 붙여 여성을 조롱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트위터와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원본 글의 게시자와 유포자를 신속하게 수사·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트위터에서 시작된 '#일베_박카스남' 해시태그 운동 관련 트윗은 23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약 14만건 게시되면서 실시간 트렌드 1위를 기록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항목에 해당 사건을 노출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진 결과, 24일 오전 한때 실시간 급상승 순위 1위 키워드를 '일베 박카스남'이 점유하기도 했다.
23일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소통 광장 코너에 등록된 관련 청원에는 24일 정오 기준 3만5166명이 참여한 상태다.
해당 청원의 게시자는 "피해자의 동의 없이 인터넷에 무단으로 사진이 떠돌아다니게 됐으며 일베의 회원들과 일반인들은 사진을 찾아보며 2차 가해를 했다"며 "이는 심각한 사회적 살인 행위이며 불법촬영물 유포라는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베에서 여성의 나체 사진을 무단 유포한 사례는 이번 할머니 나체 사진을 포함해 무수히 많다"며 "일베의 운영자와 회원들이 일삼는 폭력적인 만행과 경찰의 편파수사를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색어 순위 운동에 참여한 20대 여성 A씨는 "심각한 범죄 모의와 인증이 심심치 않게 이뤄지는 남초 사이트의 게시글에 대해서는 경각심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것을 청소년들이 그대로 보고 배운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워마드의 게시글에 대해서는 공론화와 수사가 쉽게 이뤄지는 반면 일베 등 남초 커뮤니티의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애써야만 공론화가 된다는 것이 '편파 논란'의 본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시태그 운동에 참여한 한 트위터 이용자 또한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년 여성에게 공개적으로 성적 모욕을 가하고 사진을 유포한 사건에는 천인이 공노하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경찰청은 "23일 오후부터 관련 신고를 다수 접수했다"며 "지방 경찰서에 사건을 내려보내 수사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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