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영종 종로구청장 "관광객 줄어도 주민 정주권 보호가 우선"

북촌 등 '투어리스티피케이션'에 "주민 지키겠다"
"문화예술인 많은 평창·부암동에 예술마을 조성"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12일 서울 종로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8.7.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북촌·서촌 등 전통문화를 간직한 명소가 많은 서울 종로가 '투어리스티피케이션'으로 고민이 많다. 주거지역이 관광지화되면서 생활불편이 극심해진 정주민들이 떠나게되는 사회현상이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12일 구청장 집무실에서 진행된 뉴스1과 인터뷰에서 투어리스티피케이션 대응방향으로 "관광객이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주민의 정주권 보호를 우선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종 구청장은 "주민들이 살면서 특유의 전통문화와 생활양식을 보존해야 한다. 주민이 떠나면 생명력이 없는 남산한옥마을처럼 된다"며 "개방 시간 조정 뿐 아니라 입장료 징수, 수익금을 통한 장학금·마을기금 조성 등 다양한 해법 마련을 위해 주민과 상인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몸살을 앓는 '종로의 얼굴' 인사동의 부활을 위해서는 서울시와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현행법 내에서 구청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만 한계가 뚜렷하다는 설명이다. 김 구청장은 "인사동의 정체성에 맞는 전통상인들은 임대료 폭등으로 밀려나고 인사동에 맞지않는 업종이 들어와도 막을 방법이 없다"며 "골목별 특화거리 조성이나 전통상인들을 위해 건물을 공공매입해 입주시키는 계획도 검토했지만 종로구의 힘만으로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종로구 최초의 3선 구청장이다. 지난 8년간 '명품도시', '안전한 도시', '건강한 도시', '역사문화도시'를 강조해왔다. 특히 구민 건강을 위해 공기질 개선에 힘쓴 결과 도로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좋음' 수준인 11㎍로 개선됐다.

민선5~7기 3연임으로 사실상 이번에 마지막 임기를 맞는 김 구청장은 민선 7기도 지난 8년처럼 일관되게 안전하고 건강한 생태도시 건설의 한 방향으로 나아갈 생각이다.

"할머니가 어린손자를 유모차에 태우고 거리를 걸어 갈 때 어떤 위험이나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안전한 도시, 지금의 구민들과 그 후손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건강한 도시, 북한산의 새들이 종로 도심에서 지저귀는 생태도시가 임기동안 제가 실현하고자 하는 종로의 모습입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종로구 첫 3선 구청장이 됐는데 비결은.

▶2010년 구청장에 처음 당선될 때 4200표 차이로 이겼다. 재선 때 1만5200표, 이번엔 3만1600표 차이로 가장 컸다. 결국 구민들이 ‘검증된 일 잘 하는 구청장’을 선택해주셨다. 표 차이가 컸던 건 저 혼자 힘은 아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았고 야당의 실책도 많았다.

-민선7기 주요정책으로 ‘건강한 도시’를 내세웠는데.

▶건강한 도시가 되려면 우선 공기가 맑아야 한다. '숨쉬기 편한 종로'가 돼아한다. 구청장에 처음 출마했던 게 2006년이었다. 당시 미세먼지를 없애겠다고 공약했다. 미세먼지가 뭔지도 잘 모르던 시절이었다. 그렇다고 허황되게 대통령이나 서울시장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장담하지는 않았다. 구청장이 지킬 수 있는 일을 약속했다. 도로 물청소, 건물 옥상 청소, 법사각지대에 있는 소규모 실내시설 공기질 관리, 공사장 먼지 관리 등이다. 2010년 당선 후부터 그대로 실천했다. 민선 7기에도 도로 물청소차와 분진흡입차량을 상시 운영하면서 미세먼지 저감에 노력하겠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12일 서울 종로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8.7.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실제 종로 공기가 개선됐나.

▶한국환경공단이 올해 서울 25개 자치구 도로미세먼지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종로구는 도심인데도 11㎍으로 ‘매우 좋음’ 수준이다. 가장 나쁜 자치구는 63㎍에 달했다. 수도권에서 도로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심각한 한 도시는 130㎍으로 종로의 10배가 넘었다. 꾸준하고 일관되게, 구청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하면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서울시가 실시한 종로 차량 제한속도 강화 등도 종로구가 건의한 것이다. 차량속도를 줄이면 배출가스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주요 공약인 ‘자문밖창의예술마을’은 어떻게 조성되나.

▶‘자문밖’은 서울 성곽 4소문 중의 하나인 창의문(자하문)의 바깥이란 뜻이다. 자문밖 동네인 평창동과 부암동에는 서울을 대표하는 갤러리와 박물관들이 즐비하다. 미술·음악·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도 200여 명이나 산다. 평창동과 부암동 예술인, 주민들과 협력해 지역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풍부한 문화예술 자원을 문화도시의 콘텐츠로 승화시키자는 의미다. 올해는 오랫동안 방치된 평창동의 가스충전소 부지에 문화충전소를 착공한다. 서울예고에는 음악당을 지어 학생들의 음악교육을 지원하고 공연도 활성화할 것이다.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등 북촌의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이 심각한데.

▶다른 도시는 관광객 유치가 고민인데 종로는 정체성을 지키면서 관광객도 받아야 하는 새로운 문제와 마주했다. 종로구는 관광객이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주민의 정주권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사는 마을이 우리가 원하는 바다. 관광객을 우선하면 주민들이 살 수가 없다. 주민들이 살면서 종로 특유의 전통문화와 생활양식을 보존해야 한다. 주민이 떠나면 생명력이 없는 남산한옥마을처럼 된다. 개방 시간 조정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입장료를 받는 문제, 지도를 판매한 수익을 주민에게 장학금이나 마을기금으로 돌려주는 방법도 검토했다. 주민과 상인의 의견을 계속 수렴 중이다.

-종로의 얼굴인 인사동과 서촌의 젠트리피케이션도 해결이 시급하다.

▶국내외 많은 사람들이 인사동을 찾다보니 상가 임대료가 너무 올랐다. 전통 화랑, 표구, 공예품 등 인사동의 정체성에 맞는 전통상인들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뒷골목으로 밀려나거나 장사를 접는 실정이다. 종로구는 인사동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현행법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대부분 동원했다. 문화지구 지정, 차없는 거리 전면 시행, 권장시설 자금융자, 국세감면제도, 다양한 전통문화축제 개최 등 다방면으로 지원했지만 과거 명성을 되찾기에는 역부족이다. 인사동과 맞지않는 업종이 들어와도 구청이 막을 방법이 없다. 벌금내고 말겠다는 식이다. 정부(세무서)가 그런 업종은 처음부터 인사동에 영업허가를 내주면 안 된다. 골목별 특화거리 조성이나 밀려나는 전통상인들을 위해 건물을 공공매입해 입주시키는 계획도 검토했지만 종로구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서울시와 국가의 지원이 절실하다. 서촌 궁중족발 사태도 정말 안타깝다. 건물주와 임차인의 상생협약을 독려했지만 논란이 된 궁중족발 건물주는 참여하지도 않았다.

-3연임으로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임기인데 꼭 마무리하고 싶은 일은.

▶제가 그리는 종로는 전통을 잘 보존하면서, 지역특성에 맞는 개발을 통해 안전하고 현대화된 도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 사람이 행복한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로 향하겠다. 할머니가 어린손자를 유모차에 태우고 거리를 걸어 갈 때 어떤 위험이나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안전한 도시, 지금의 구민들과 그 후손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건강한 도시, 북한산의 새들이 종로 도심에서 지저귀는 생태도시가 임기동안 제가 실현하고자 하는 종로의 모습이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프로필

▲1953년생 ▲홍익대 도시건축대학원 ▲한양대 지방자치대학원, 행정학박사 ▲서울시 공무원 ▲김영종건축사사무소 대표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현) ▲민선 5~7기 종로구청장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12일 서울 종로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8.7.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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