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마라도나 '눈찢기'로 본 역대 인종차별…원숭이·개고기도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문제가 발생한 장소는 그라운드가 아닌 관중석. 문제를 일으킨 인물은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57·아르헨티나)였다.
영국 BBC방송 스포츠 전문기자 재키 오틀리는 16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마라도나가 아르헨티나-아이슬란드 경기를 보던 중 한국 젊은이들을 향해 인종 차별적인 행동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D조 조별리그 경기가 열린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른 한국팬들에게 양손으로 두눈을 찢는 동작을 보였다. 이는 상대적으로 눈이 작고 얇은 동양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행동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통례다.
마라도나는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를 촬영하는 아시아인들이 대단하다는 의미에서 한 행동"이라고 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는 스포츠 현장에서는 종종 이같은 인종차별적 행동이나 언행이 문제가 되곤 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눈찢는 행동' 역시 앞서 여러차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해 6월 한국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에서는 우루과이의 신성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포르투갈과의 8강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두 손으로 눈을 찢는 세리머니를 해 구설에 올랐다.
발베르데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이를 위한 세리머니였다"고 해명했지만 비난 여론은 계속됐고, 결국 트위터에 한글로 사과문을 올리기까지 했다.
한국 선수들이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된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수원에서 열린 한국과 콜롬비아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는 콜롬비아의 에드윈 카르도나가 경기 도중 한국의 기성용과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양쪽 눈을 찢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 행동은 방송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고, 결국 FIFA는 카르도나에게 5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2만 스위스프랑(약 22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눈찢는 행위'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되곤 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뛰고 있는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는 지난달 AC밀란과의 리그 경기에서 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는데, 경기 후 이탈리아 한 지역 방송 프로그램의 패널이 이승우를 향해 "밀란을 상대로 득점한 것보다 개고기 샌드위치를 간식으로 먹는 선수로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말해 파장이 일었다.
이승우는 이에 대해 법적 소송을 제기하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손흥민(26·토트넘) 역시 지난해 3월 밀월과의 FA컵에서 상대팀 팬들로부터 개고기, 북핵문제, 이민자 등이 섞인 조롱을 받은 바 있다. 기성용도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셀틱에서 뛸 당시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은 적이 있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때도 인종차별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독일과 가나의 조별예선 경기에서 두 명의 독일인이 얼굴을 검게 칠한 채 '가나'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번 월드컵이 열리는 러시아 역시 그간 인종차별에서 자유롭지 않은 곳이다.
러시아는 지난 3월 홈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했는데, 이때 러시아 팬들이 프랑스의 폴 포그바에게 인종차별적인 응원가를 부르며 야유를 했다는 것이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FIFA는 이를 방치한 러시아축구협회에 3만 스위스프랑(약 3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러시아 팬들은 지난해 9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스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는 아프리카계 네덜란드인인 보비 아데카니에(리버풀)를 향해 원숭이 흉내를 내기도 했다.
또 2012년에는 러시아 프로리그 안지의 수비수 크리스토퍼 삼바에게 경쟁팀 팬들이 바나나를 던진 적도 있다. 2013년 챔피언스리그에서 모스크바 원정을 온 야야 투레(맨체스터 시티) 역시 같은 일을 겪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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