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軍 병원의 흡연환자 징계는 '인권침해'"

흡연 적발 시 징계위 회부, 퇴원까지 가능해
"금연장소 벗어나 지정된 장소서 흡연할 권리 있어"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군 병원이 치료를 받는 장병들이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로 징계를 내린 것을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국군의무사령관에게 현행 국군 병원의 입원 환자의 전면적, 의무적 금연 조치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국군 A병원 정형외과 병동에 입원했던 B씨는 군 병원이 환자들에 대해 강제로 흡연을 금지시키고 이를 위반할 경우 징계 등 처벌을 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에서 A병원 측은 "치료를 받기 위해 국군병원에 입원한 사람에 대해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시적으로 흡연을 제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며 "간접흡연 피해가 우려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병원이 화재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흡연 제한 방침을 어길 경우 지시불이행으로 지휘관의 재량에 따라 징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A병원은 국방부와 국군의무사령부의 방침에 따라 2016년부터 병실 생활과 관련해 국군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흡연이 금지되며, 금연지시 위반자에 대해서는 진술서 작성 후 과태료 통보, 징계위원회 회부, 퇴원 등의 징계 조치를 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또 A병원은 입원환자들에게 입원 생활 안내서를 배포해 흡연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사실을 고지하고 있었다.

인권위는 "금연구역의 지정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은 뿐만 아니라 흡연권 제한은 합리적인 차별로서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라면서도 "흡연자는 금연 장소를 벗어나 지정된 장소에서 흡연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이는 치료의 목적으로 군의관이 금연을 처방하는 경우와 특별한 사우가 없는 한 국군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도 다를 바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인권위는 "군의관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금연을 처방받은 환자 외에 일반 입원환자에게까지 지정된 흡연 장소에서 흡연하는 것을 제한하고 이를 어길 경우 지시불이행으로 징계 등 제재를 가하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국군의무사령부 산하의 병원에서 금연지시를 어긴 환자에 대한 징계 조치 건수는 2016년 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2481건이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A병원의 경우 금연 수칙을 어긴 환자에 대해서는 퇴원 조치까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며 "환자의 건강과 빠른 회복을 위해 금연을 지시하면서 치료 중인 환자에게 퇴원을 명하는 것은 입원한 환자의 치료를 근본적으로 막는 수단에 해당하고 최소 침해의 기준을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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