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말소된 징계를 이유로 승진 배제는 평등권 침해"

18년 전 징계로 교장 승진 영구제명된 교사가 진정 제기
교육부 장관에 내부지침 개선 권고

국가인권위원회 전경ⓒ News1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미 말소된 징계처분을 이유로 교사의 교장 승진을 제한한 교육부 지침이 개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교육부 장관에게 말소된 징계기록을 이유로 교장 자격연수와 교장 임용대상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한 내부지침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1999년 6월 금품수수 등으로 징계 처분을 받은 현직 고등학교 교감 A씨는 징계처분을 받은 후 18년이 지났고 징계기록이 말소됐음에도 교장 자격연수 및 임용제청 대상에서 제외돼 교장 승진심의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교육부는 2014년부터 내부지침(교장 임용제청 기준 강화방안)으로 금품·향응 수수, 상습폭행, 성폭행, 성적조작 등의 비위를 '4대 비위'로 규정하고 이로 인해 징계처분을 받은 교원에 대해서는 징계처분 기록의 말소 여부와 상관없이 징계기록을 소급적용해 영구히 교장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4대 비위자 징계처분기록을 2014년 지침 시행 이전까지 소급해 적용하는 것에 대해 교육부는 "학교현장의 최고 관리자인 교장은 학생과 교직원에게 큰 영향을 미치므로 사회적으로 높은 도덕성이 요구됨에도 4대 비위로 징계처분을 받은 교원들이 교장으로 임용됨에 따라 교원들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된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는 "학교 현장의 최고 관리자인 교장 임용 시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직업의 특수성을 고려하며 이 같은 조치는 과도한 제한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추구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말소된 징계임에도 승진임용에서 제외되는 교원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라며 "4대 비위자를 일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재량권을 남용해 교원들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고 신뢰 보호의 원칙에 반하는 위헌·위법적 요소가 많음으로 현행 지침은 폐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반대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학교 교육현장에서 교장에게는 막강한 법적 권한이 주어지기에 4대 비위에 해당하는 전력을 지닌 교육공무원에게 교직원에 대한 관리·감독권과 학생 교육에 대한 통할권을 부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현행지침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교장 임용 및 교장 자격연수 대상에서 4대 비위자를 배제하는 조치는 법률에 근거하지 않으며 예규인 '교육공무원징계 등 기록말소제 시행지침'에도 위반된다"라며 "4개 비위 관련 징계기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교장 자격연수 대상이나 교장 임용 대상에서 영구히 배제하는 것은 제한의 정도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인권위는 "교육부가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내부지침으로 4대 비위자를 영구히 교장 임용에서 제외하는 것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며 "이는 말소된 징계처분을 이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고용 등에서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으로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potgus@